4·7 재보궐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후보에게 큰 격차로 밀리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온 데다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마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간 여당 지지율을 견인해오던 문 대통령의 지지 하락은 민주당에게 재보선뿐만 아니라 대선까지 경고등이 들어온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형국이다.
22일 중앙일보 의뢰 입소스 여론조사(19~20일 실시)에 따르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범야권 단일후보와 박영선 민주당 후보간 가상대결을 붙인 결과 오세훈 50.6% 대 박영선 36.8%, 안철수 52.3% 대 박영선 35.6%으로 각각 조사됐다.
국민의힘 오 후보의 경우 13.8%포인트, 국민의당 안 후보의 경우 16.7%포인트를 박 후보에게 앞서,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되든 박 후보를 오차범위(±3.1% 포인트) 밖으로 크게 따돌린 셈이다.
지난 21일자 KBS·MBC·SBS 지상파 방송3사 의뢰 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 등 3개 기관 여론조사(20~21일)에서도, 양자대결시 오세훈 대 박영선 47.0% 대 30.4%, 안철수 대 박영선 45.9% 대 30.4%로 나타났다.
다가오는 재보선과 대선 여론조사에서 야권이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정부여당, 특히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맞물려 있다는 게 정가의 판단이다.
이날 발표된 YTN 의뢰 리얼미터 3월 3주차 주간집계(15~19일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주 대비 3.6%포인트 하락한 34.1%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간집계로는 조사 마지막날(19일)에는 33.1%까지 떨어졌다.
부정평가는 4.8%포인트 오른 62.2%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역별로는 정부여당의 핵심 기반인 호남에서마저 5.8%포인트 하락한 53%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도도 동반하락해 28.1%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정부 출범 후 최저치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전주 대비 3.1%포인트 오른 35.5%로, 오차범위 밖으로 민주당을 따돌렸다.
정부여당 지지율의 동반 하락은 부동산 정책 실패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한 민심이반 현상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재보선을 통해 '정권 심판론'으로 표출되는 양상이다.
중앙일보-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부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를 찍겠다(정권 심판론)'는 응답은 55.3%,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를 찍겠다(정권 안정론)'는 응답은 33.3%였다. 정권 심판론이 과반을 훌쩍 넘긴 것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요 변수를 묻는 질문에는 부동산 정책 공약(23.0%)과 LH 투기 의혹(21.1%)과 함께 국정운영 지지도(12.9%)가 꼽혔다.
차기 대권구도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날자 TBS 의뢰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19~20일)에 따르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9.1%로 선두였다.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 21.7%,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 11.9% 순이었다. 윤 전 총장은 호남과 40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과 연령대에서 앞섰다. 중도층에서도 윤 전 총장(43.5%) 지지가 높았다.
민주당은 충격에 빠져들었다. 그간 높은 국정 지지율로 여당을 떠받쳐온 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 끝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재보선 비관론이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하는 데까지 해봐야겠지만 지금은 분노 표출의 정점에 와있는 것 같다"며 "그간 대통령이 민주당과 후보들의 지지율을 견인해왔는데 같이 안 좋아졌다"면서 당혹스런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는 대통령 지지율로 여당 지지율을 견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레임덕의 전형적인 현상"이라며 "뚜렷한 반등의 계기도 없는 만큼 원심력이 훨씬 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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