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4 공급 대책의 후속 조치로 경기 광명 시흥지구를 3기 신도시 후보지로 지정한 가운데, 부동산시장에서는 실제 입주 시기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주도의 개발사업에 대해 과감한 규제 완화와 절차 간소화로 도심 내 충분한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주택 공급을 위한 신속한 실행력이 정책의 성패를 결정하는 만큼 주택 공급 일정을 최대한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토지보상금을 놓고 정부와 이해관계들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광명 시흥지구는 지난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주민 반대 등으로 결국 2014년 지구 지정이 해제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 교통 인프라 구축과 자족도시 기증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과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실제 입주까지 상당 시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24일 경기 광명 시흥지구를 아파트 등 주택 7만 가구가 들어서는 3기 신도시(6번째) 후보지로 지정했다. 광명 시흥지구는 광명시 ▲광명동 ▲옥길동 ▲노온사동 ▲가학동,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금이동 일대다. 면적은 1271만㎡로,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서울 여의도(380만㎡)의 4.3배에 달한다. 구획 별로 광명시 991만㎡, 시흥시 571만㎡이다.
지역만 놓고 볼 때 3기 신도시의 입지는 나쁘지 않다. 광명 시흥지구는 서울시 경계에서 최단거리가 불과 1㎞, 서울 여의도에서 12㎞ 떨어져 있는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광명 시흥지구를 서울 서남부권의 주택 공급과 수도권의 균형적 발전, 편리한 교통 여건 등을 고려해 후보지로 지정했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단순히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족도시' 기능을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서울과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광명·시흥지구의 교통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고, 공원 녹지 등 도시 인프라 시설도 갖출 계획이다. 서울에 집중된 주택 수요 일부를 분산시키기 위해 광명 시흥지구를 자족도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광명 시흥 지구의 자족 기능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 자족 기능을 갖춘 대표적인 신도시인 판교 같은 경우 강남과의 접근성이 우수해 이주 수요가 많았다. 또 네이버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기업과 대기업이 대거 본사를 이전할 정도로 교통과 주거환경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는 평가다.
게다가 현재 3기 신도시 자족 기능을 뒷받침할 만한 산업 규모를 가진 기업이 많지 않고, 3기 신도시를 기업 이전 후보지로 기대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정부가 교통망 확충안을 함께 발표했지만, 부동산시장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1·2기 신도시 공급 당시 입주를 한 뒤 한참 후에야 교통망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2기 신도시 가운데 일부는 아직도 당초 정부가 약속한 교통망이 제대로 확충되지 않아 불만이 적지 않은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서울 도심까지 20분대에 접근이 가능한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를 갖춘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1·2·7호선과 현재 건설 계획 중인 신안산선과 광역급행철도(GTX)-B 등 연계할 수 있는 남북 도시철도를 건설할 예정이다.
정부는 교통망이 구축되면 여의도(평균 소요시간·20분)와 서울역(25분), 강남역(45분) 등과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보건·방재·안전 인프라 등을 대거 조성하고, 3기 신도시 중에서는 최대 규모인 380만㎡ 규모의 공원 녹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광명 시흥지구의 완공 후 입주는 빠르면 2026~2027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광명 시흥 지구 역시 국토부의 3기 신규택지(10만 가구) 공급 일정에 따른다. 2021년 상반기 공공택지지구 지정을 시작으로, ▲2023년 토지보상 시작 및 사전청약 ▲2025년 분양 ▲2027년 입주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성원 국토교통부 차관은 입주 시기와 관련해 "언제쯤인지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수급 불안을 완화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공급인 만큼, 착공·입주 시기도 최대한 앞당겨 보려 한다"고 강조했다.
윤 차관은 "1차 지구는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분양하고, 이를 위해 2022년 상반기까지 지구지정을 완료할 것"이라며 "발표한 공공택지는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이상거래 등 투기 수요에 대해선 실거래 기획조사 등을 통해 투기수요를 철저히 차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광명 시흥지구의 실제 입주 시기는 정부의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흡한 교통대책과 구시가지의 슬럼화, 베드타운화 등을 우려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3기 신도시 토지 수용과 보상, 관련 당사자들 간 이해관계 조정 등 신규 택지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정부가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토지보상은 수용 당사자 간의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보상 방식과 금액 등에서 일부 반발이 있을 수 있다"며 "이해 당사자들과의 반발과 갈등을 조정하는 등 개발 절차를 진행하다보면 통상적으로 실제 입주는 정부의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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