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을 앞두고 야당과 검찰을 향해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공수처 출범에 최대한의 정당성을 불어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입법 독주'라고 주장하며 전선을 넓혔던 야당과, 이른바 '추미애·윤석열 사태'로 촉발된 일련의 검란(檢亂) 움직임 등에 대해 직격함으로써 정면 반박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등 '권력기관 개혁 3법' 제도화가 완료되는 것과 관련해 "한국 민주주의의 오랜 숙원이었던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화가 드디어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또 "오랜 기간 권력기관에 의한 민주주의 훼손과 인권 침해를 겪어왔던 우리 국민들로서는 참으로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저 또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감회가 깊다"고 돌이켰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는 부패 없는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20년 넘게 논의되고 추진돼 온 것"이라며 "이념의 문제나 정파적인 문제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제1야당이 과거 총선 공약으로 공수처를 약속했다는 점을 근거로 삼아, 지금 시점에서 공수처 출범을 반대하는 야당의 주장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검찰 조직을 향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수보회의에서 공직자 자세를 강조하며 검찰 조직을 향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원론적인 당부 메시지를 냈다면, 이날의 메시지는 수위가 높아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종합적인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고, 책임을 물을 길도 없는 성역이 되어 왔다는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2차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날에 나온 문 대통령의 이러한 메시지는 윤 총장에게 불신임의 뜻을 에둘러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공수처는 검찰의 내부 비리와 잘못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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