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화진 문화원에서 주최하는 성서스토리텔링 이어령-이재철의 대담이 여섯번째 진행됐다. ⓒ양화진 문화원

<지성에서 영성으로>의 저자로 유명한 이어령 박사가'아브라함'을 주제로 한 대담에서 아브라함이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막고자 나눈 하나님과의 문답을 재조명했다.

26일 양화진 목요강좌에서 이어령 박사는 "고향을 떠나서 끝없이 끝없이 갔다가 신이 정해준 장소에 가고 신이 정해준 하나의 자손들을 기르고 그 자손들이 하늘의 별, 땅의 티끌처럼 이루어진 시작이 된 아브라함이 누구냐? 그를 우리의 종교적인 조상이라고 볼 때 그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참 이상한 것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이)소돔을 멸하려 하기로 했을 때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주께서 의인을 악인과 함께 멸하시겠습니까?'고 묻는다. 놀라운 얘기죠"라며 "죄를 졌다고 의인까지 함께 죽여서야 되겠습니까? 라는 얘기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노아 때도 딱 한 사람 남겨놓고 다 멸망당했다. 그 안에 덜 나쁜 사람도 있을 것이니 인간으로 보면 억울하다. 어떻게 싹쓸이로 다 죽이냐 하는 생각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브라함이 하나님께)그 성에 50명의 의인이 있어도 치시겠습니까? 고 물은 후 거기서 5사람 모자라도 치시겠습니까? 5사람 차이로 몽땅 죽이시겠습니까? 그리고는 또 깎아서 40인이면 어떻습니까? 라고 묻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게 하나님을 따르고 (하나님이)자식을 죽이래도 하는 사람도 인간의 편에 섰다는 거죠"라고 말하며 "(아브라함은)우리의 조상이죠. 하지만 아브라함까지도 하나님과 사이에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아브라함이 소돔의 남은 의인 30명을 20명까지, 20명을 10명까지 깎는다"고 말하며 "마지막에 인간으로서 뭉클한 이야기를 한다. '노하지 마십시오. 10명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하고 묻는다. 차마 10명 이하는 못하겠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과 인간관계가 멀어질 때와 가까워질 때, 동행할 때 이 거리라는 것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령 박사는 "인간은 인간의 편에 선다. 이게 휴머니스트다"며 "하나님을 배신한다기보다 인간이 같은 피조물인 인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휴머니스트면 천당 가는 사람이 많겠나? 지옥 가는 사람이 많겠나?"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 박사는 "소돔 고모라를 친다할 때 (아브라함은) '그럼에도 거기에 착한 사람이 있을 거다. 어떻게 깡그리 죽이느냐? 어떻게 하나님이 의로운 사람까지 함께 죽이느냐'는 말이다"며 "인간을 변명해주는 아브라함이다. 모든 것을 복종하는 신앙의 아버지 아브라함도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려고 하실 때 '멸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 이어령 박사 ⓒ양화진 문화원

그는 "오늘날 교회, 오늘날의 의로움이라는 것이 대단히 교조주의적인 것으로 흘러갈 때는 죄 지은 자를 가차 없이 죽여 버린다. 정의의 하나님, 깡그리 죽이는 하나님, 벌하는 하나님만 생각하는데 이 하나님과 인간의 거리를 가장 가깝게 만들어주신 분이 예수님이다"이라고 전했다.  

이 박사는 "비로소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서 따뜻한 인정의 세계를 보여주셨다. '의인을 구제하는 것보다 죄인 하나가 회개하는 것을 하나님은 더 기뻐할 것이다' 이런 하나님을 우리는 예수님이 와서 처음으로 보는 거다"고 말하며 덧붙여 "이게 구약에 조금씩 조금씩 비친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의 하나님이면서도 (멸망시키지 않을 조건으로의 의인의 숫자를)40명에서 10명까지 깎아주시고, 아브라함의 그와 같은 인간을 변호해주고 하는 그 사랑을 보셨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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