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대한민국의 안보와 통일을 위해 반드시 종북좌파(從北左派) 척결을 내세우고, 탈북자 인권문제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고 적극적 대처를 천명하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서울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선진화국민대회가 열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초청해 축사를 요청하고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시대적 과제에 대해 밝힌 선진화시민행동의 상임대표인 서경석(64) 목사를 만났다.
평소 종북좌파 척결과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에 반대하며 활발한 운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왜 좌파진영이 집권하면 안 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그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했다.
다음은 서경석 목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기독일보: 이번 대선 최대 쟁점은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 서경석 목사: 지금 여러 가지 쟁점들이 있는데 우선 ‘과거사 문제’, ‘유신에 대한 생각’, ‘인혁당에 대한 발언’ 등 이른바 과거사 문제다. 그런데 이것은 다 지나간 이슈다.
박근혜 후보로서는 자기 부모님을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사실은 불가능한 이슈다. 그 이슈가 그렇게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두 번째 ‘경제민주화’와 ‘복지’ 이슈가 있다. 이 부분도 제가 볼 때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우선 여야 사이에 큰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은 무슨 이슈인지도 잘 모른다. 그것에 따라서 국민들이 표를 찍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저로서는 다른 두 가지 이슈를 최대한 부각시키고 싶다. 이번 대선의 이슈는 ‘종북좌파 척결’과 ‘대북정책’이 돼야 한다고 본다.
이 두 가지 이슈를 부각시켜서 국민들로 하여금 천하없어도 우파 후보를 찍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국민이 절실히 깨닫게 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박 후보가 반드시 (대통령이) 돼야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악연이 많은 사람이다. 박 전 대통령 당시에 감옥을 2번이나 갔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천하없어도 좌파정권이 되서는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 종북좌파 세력이 우리나라 최대 조직화된 세력이다. 지난 (정권) 10년 동안 한국을 뒤흔들어왔다. 이 세력은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북한에 대해 일체 비판하지 않고 애국가도 부르지 않고 태극기도 인정하지 않는 세력이다.
저는 종북좌파 세력은 반드시 청산돼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 종북좌파가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나라 선진화도, 통일도, 사회통합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사회통합 문제를 갖고 얘기하면 우리 같은 사람은 좌파 쪽과 전혀 대화조차 하지 않는다. 일제시대에 친일파와 대화할 수 없는 것, 과거 70~80년대 군사독재세력과 대화할 수 없는 것과 똑같다.
당신(문제인, 안철수 후보)들이 종북좌파와 손을 잡고 있는 한 우리는 당신들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 종북좌파만 척결하고 나면 그 다음날부터 대화에 나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이 청산이 돼야 우리나라 역사가 한 단계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좌파정권이 다시 들어서면 (종북좌파 세력)척결이 불가능해진다. 이미 지금 이석기•김재연을 국회에서 추방해야 된다는 여론이 우리 국민 안에 비등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유는 민주통합당 때문이다.
이번에 종북좌파의 척결을 위해서도 좌파정권이 들어서서는 안 되겠다.
▣ 기독일보: 그렇다면 좌파 후보들의 ‘대북정책’은 뭔가?
▲ 서경석 목사: 좌파정권이 들어서게 되면 ‘노무현 정부의 퍼주기 비위맞추기를 다시 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북한은 요즘 개혁개방의 길로 지금 들어서고 있는데 그 ‘개혁개방’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북한을 굉장히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김정남이 무슨 말을 했느냐 하면, “개혁개방을 안하면 북한이 망하고, 개혁개방을 하면 정권이 망한다”는 얘기를 했다. 그만큼 그것은 정권에 위험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로 갈 수 없었던 것은 도저히 그 길밖에 선택의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에 새 정부가 다시 김정은을 열심히 도와주면 김정은은 더 이상 변화할 이유가 없다. 그냥 현 체제의 안정화·고착화의 길을 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과 북의 긴장은 완화될 것이다. 그러나 분단은 고정화되게 된다.
북한이 계속해서 변화해서 북핵도 폐기하고 개혁개방하고 북한인권도 개선하고 그런 식으로 가서 남한과 그래도 같은 방향으로 가야지 그래야 통일의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다. 그래야 적어도 한 10년 내에는 남북이 통일될 수 있는데 좌파정권이 들어서면 완전히 분단이 고착화가 돼버리고 만다.
설혹 남북이 통일의 길을 간다 하더라도 북한의 계산은 남한의 50%는 자기들을 지지할거다 생각하니까 선거를 해도 자기네가 이긴다는 그런 식의 망상을 하고 있는데 그런 길로 가서 한반도가 훨씬 더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더라도 지금 그런 대북정책을 가지고 있는 세력이 절대로 집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 기독일보: 이런 부분들이 언론을 통해서 별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 서경석 목사: 그게 참 저도 궁금한데, 5년 전 대선에서 이명박 정부가 520만 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를 했는데 왜 승리했냐?
우리 국민이 그때 열린우리당 정동영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큰 위기에 빠진다, ‘빨갱이 세상이 된다’ 그걸 걱정해서 MB에게 ‘묻지마’ 투표를 했다. BBK, 김경준 사건이 어떻게 터지든 상관없이 ‘우리는 MB를 찍는다’ 이렇게 나왔다.
저는 지금도 똑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5년 전 종북좌파 세력과의 대결구도에서 하나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은 이석기•김재연 사건을 통해 정말 후안무치(厚顔無恥)하게 자기 스스로 종북좌파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상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비호하는 정치 세력을 선출한다면 나라는 정말로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기독일보: 안철수 후보의 대북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북5도민체전 때도 안철수 후보에게 ‘대북관을 밝혀라’ 했지만 답을 안했다.
안철수 후보는 ‘민주통합당의 짝퉁’이라 생각한다. 안 후보는 민주통합당과 대북정책이나 종북좌파에 대해서 입장의 차이가 없다고 본다.
오히려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보다) 더 위험하다고 봐야한다. 전혀 국정 경험이 없다는 것이 우려스런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국민이 정말로 안철수를 찍는다면 그건 나라의 큰 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 기독일보: 4.11총선 직전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드리는 편지’라는 글을 봤다. 본인이 어떻게 종북좌파에서 전향했는 지에 대해서 듣고 싶다.
▲ 서경석 목사: 크게 두 가지이다. 제가 젊은 시절에는 ‘민중신학(民衆神學)’의 열렬한 지지자였는데 미국에서 다시 복음주의로 되돌아왔다.
그것이 하나고, 또 하나는 제가 종북좌파 세력이었는데 미국에서 6년 동안 살면서 북한의 실상을 알게 되고, ‘사회주의 혁명은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라는 인식을 하게 됐다. 그래서 이념적인 전향을 하게 됐다. 이렇게 두 가지를 다 한 셈이다.
▣ 기독일보: 사상적 전향이라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서경석 목사: 다른 것보다도 제가 젊은 시절에 민주화운동을 같이 했던 사람은 여전히 좌(左) 쪽에 있다. 그러니까 혼자 외롭게 이쪽으로 온 것이다. 그러면 그동안의 모든 인간관계가 다 깨진다.
예를 들면 박형규 목사님(남북평화재단 이사장)의 사모님이 돌아가셨다. 당연히 장례식에 가야되는데 안 갔다. 가면 저하고 정반대에 있는 사람들 만나서 험한 말이 왔다 갔다 할까봐 아예 안 가버리는 거다. 얼마나 힘들겠는가?
개인적으로는 내 옛날 친구들 다 잃어버린 상태다. 그러면서 ‘변절자’ 소리도 듣고 ‘꼴통보수’ 소리도 듣고…. 그러기 때문에 제가 입장을 바꾸는 것을 결심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복음주의로 돌아온 것은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 원래 우리 집안이 복음주의였으니까. (실제 서경석 목사의 조부는 이땅에 복음을 전파한 언더우드 선교사를 도왔던 서경조 목사다. - 편집자 주)
그런데 이념적으로 전환을 이루는 데는 상당히 많은 고통을 겪지 않으면 안됐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소신대로 행동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게 가능했다. >>>②탈북자 문제로 이어집니다.
■ 서경석 목사는…
서경석 목사는 1948년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졸업 후 미국 유니언신학대와 프린스턴신학교를 나왔다. 이후 장신대 신학대학을 졸업했다.
한 때 민청학련 사건 등으로 2번 수감됐고, 경제정의실천시민운동협의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현재 서울조선족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선진화시민행동와 나눔과기쁨 상임대표와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새문안교회에서 언더우드 선교사를 섬겼던 서경조 목사가 그의 조부다.
정리= 오상아 기자 saoh@c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