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금융권의 산업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상반기 역대급으로 대출을 낸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가운데 3분기 매출·업황 부진 충격이 다소 완화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0년 3분기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3분기중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366조원으로 전분기대비 37조8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1분기 51조4000억원, 2분기 69조1000억원씩 불어났다가 3분기 반토막 수준으로 증가세가 둔화한 것이다. 이미 상반기에 늘어난 대출 규모만 120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연중 증가 규모(86조4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상황이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대출액이 5조8000억원 늘어 전분기(17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큰 폭 축소됐다. 서비스업 대출 증가액도 28조9000억원으로 전분기(47조2000억원)보다 적었다. 서비스업 중 자영업자가 몰린 도·소매업 대출은 6조1000억원 늘어 전분기(12조4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줄었다. 숙박·음식점업 대출도 1조4000억원 늘어 지난해 3분기(1조5000억원) 이후 1년 만에 가장 적은 증가 규모를 보였다. 한은은 상반기 코로나19 관련 대출금이 크게 증가한 데에 따른 기저효과, 매출 개선, 업황 부진 완화, 유동성 확보 수요 둔화 등으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지수 증감률은 2분기 각 -7.5%, -1.5%에서 3분기 각 6.1%, 1.9%로 증가 전환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증가세가 지속됐다. 산업대출의 전년동기대비 증감률은 15.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대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18.5%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빚 내 버티는 기업과 자영업자가 여전히 많다는 얘기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3분기 대출 증가세가 축소됐지만 역대 3분기 중에서는 가장 큰 폭 늘었고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도 여전히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에서 20조4000억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17조3000억원씩 대출액이 늘어났다. 예금은행 중 법인기업의 대출액은 11조3000억원, 개인사업자 등 비법인기업의 대출액은 9조1000억원 증가했다. 모두 2분기 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용도별로는 인건비 등 사업 운영에 쓰이는 운전자금 대출이 24조4000억원 늘어 전분기(52조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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