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직무집행정지 명령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가 정지된 가운데, 법원은 당장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윤 총장은 추 장관 명령으로 직무에서 배제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조미연)는 1일 윤 총장이 추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효력 정지 신청 사건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당장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킬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긴급한 필요성을 고려해 이른 시간 내에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집행정지는 행정청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처분 효력을 잠시 멈추는 결정이다.
재판부가 인용 결정을 내림에 따라 추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은 일시적으로 효력을 잃게 됐다. 이에 따라 현재 업무에서 배제된 윤 총장은 다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통상 본안 소송 판결 전까지 집행정지 효력이 유지되지만 변수는 있다. 오는 2일 열리는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윤 총장에 대한 '해임' 의결이 나올 경우 이날 인용된 집행정지 사건은 사실상 무의미해지고, 윤 총장은 다시 업무에서 배제된다.
이 경우 윤 총장은 다시 해임에 대한 불복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내야 한다. 만약 '해임'이 아닌 '면직', '정직' 의결이 나와도 윤 총장은 업무에서 배제돼 같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 측은 이같은 점을 고려해 징계 의결에 따라 이 사건 집행정지 신청은 소익이 없어 각하될 것이라며, 손해를 줄 염려도 없고 긴급한 필요성도 없어 '기각'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 윤 총장 측은 해임·면직 이하 수준의 징계가 의결될 경우 인용의 실익이 크다면서, 해임으로 의결이 돼도 대통령 결정까지 이어져야 해 이틀 후에 소익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며 반박한 바 있다.
윤 총장 측은 오는 2일 열리는 검사징계위원회에서 법원의 인용 결정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법원 심문부터 감찰위원회, 징계위까지 열리는 상황에서 윤 총장이 기선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달 24일 윤 총장의 비위 혐의가 다수 확인됐다며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하고 징계를 청구했다. 추 장관의 직무집행 정지 명령 이후 윤 총장은 검찰총장 업무를 볼 수 없는 상태다.
추 장관은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재판부 불법 사찰 ▲채널A·한명숙 사건 측근 비호 위해 감찰·수사 방해 ▲채널A 사건 관련 언론과 감찰 정보 거래 ▲대면조사 협조 위반 및 감찰 방해 ▲정치 중립 위반을 각 비위로 제시했다.
윤 총장은 지난달 25일 오후 10시30분께 직무집행정지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멈춰달라며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또 같은달 26일 오후 2시30분께에는 직무집행정지 명령에 대한 취소소송을 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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