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공대위와 정수장학회 전신인 부일장학회 고 김지태씨의 부인 송혜영(9) 여사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1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정수장학회 관련 기자회견 발언이 사자(死者. 고 김지태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유족에게 엎드려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독재 유산 정수장학회 해체와 독립정론 부산일보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정수장학회 공대위, 집행위원장 한홍구)는 22일 오후 3시 정수장학회 전신인 부일장학회 고 김지태 씨의 부인 송혜영(90)여사와 아들 김영철(61) 씨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정수장학회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정수장학회가 헌납이 아닌 강탈에 의한 증여였음을 법원이 명확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에 대해 기본적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더욱이 거짓말로 고인의 명예마저 훼손한 망언에 대해서는 유족들 앞에 엎드려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서정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전 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근혜 후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2010년 법원은 ‘군사정부에 의해 자행된 강압적인 위법 행위로 인하여 김지태가 주식을 증여하기에 이른 점이 인정되므로 대한민국은 김지태가 입은 손해를 배상 할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고 밝혔고, “패소의 주원인이 ‘시효’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수장학회 장학금 혜택을 받은 이들의 모임인 청호회와 상청회는 박근혜 후보의 사적인 행사에 동원되거나 선거캠프에 직간접적인 관여를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두고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가 어떠한 정치활동도 하지 않는 투명하고 순수한 장학재단이라고 스스로 판단해 국민 앞에 천명할 수 있는가”를 되물었다.
특히 “역사적 진실을 짓밟고 국민을 유린하는 후보가 나라의 운명을 짊어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최소한의 진정성도 없는 정치적 쇼를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하는가, 그 얄팍한 입술로 흐르는 역사를 돌릴 수 있다고 판단하는가”라고 했다.
고 김지태씨의 부인 송혜영씨는 “박근혜씨가 정수장학회에 있는 사람 다 물러나게 해 올바르게 돌아갔으면 한다”며 “감정이 격해 눈물이 나 할 말을 못하겠다”고 연신 눈물을 흘렸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송혜영 여사의 5남 김영철 씨는 “전 국민이 보고 있는데 (박근혜 후보가) 허무맹랑한 사실을 바탕으로 비방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고,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정수장학회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정수장학회를 강탈한 것을 아니라는 분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부산일보> 이정호 전편집국장은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이필립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대표, 임순혜 미디어기독연대 공동대표 등도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한편, 지난 21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김지태는 1960년대 4.19혁명 때 부정축재자 명단에 올랐다”면서 “1960년 5.16때 부패혐의로 징역 7년을 받자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 재산을 헌납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도 강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유족 패소판결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피력한 바 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밝힌 정수장학회 관련 입장은 역사를 기망했고 국민을 유린했다.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고, 언론장악 현실을 철저히 외면했다. 최소한 결자해지를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한낱 정쟁으로 몰았다. 유신 피해자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4.19 묘역을 참배하는 등 국민대통합의 최근 행보와 모순된 입장을 내놓고 스스로 모든 것이 정치적 쇼임을 입증했다.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를 고 김지태씨가 부정축재자로 몰리자 스스로 헌납했고 유족들이 낸 주식양도소송에서도 법원이 강탈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과 정수장학회는 어떠한 정치활동도 하지 않은 투명하고 순수한 장학재단이며, 정수장학회가 보유하고 있는 언론사 지분 매각 비밀회동 건과 관련해서 하라마라 하는 것은 법치와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현 이사진이 명칭과 거취를 스스로 판단하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내용은 2005년 국정원 과거사위원회, 2007년 진실화해위의 결정문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입장이다. 특히 2010년 유족이 낸 문화방송 부산일보 주식양도 소송에서 1심 패소 판결에 대해 박근혜 후보는 강탈을 법원이 인정을 하지 않아 패소했고 고 김지태 선생은 당시 부정부패로 지탄을 많이 받아 4.19때 부정축재자 명단에 올랐고 분노한 시민들이 집 앞에서 시위를 할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후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2010년 법원은 ‘군사정부에 의해 자행된 강압적인 위법 행위로 인하여 김지태가 주식을 증여하기에 이른 점이 인정되므로 대한민국은 김지태가 입은 손해를 배상 할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다만 패소의 주원인은 시효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가 강탈이 아니라고 강조한 대목에서도 고 김지태 선생이 자유당 시절부터 부정부패에 연루된 인물이었다고 매도했다. 김지태는 3.15 마산시위 당시 부산MBC 라디오 현장중계방송을 진두지휘 했던 인물이다. 시위에 참가했다가 실종 된 후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마산앞바다에서 발견된 김주열 열사의 참혹한 사진을 부산일보가 1면에 보도했다. 이 한장의 사진이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다. 정수장학회가 헌납이 아닌 강탈에 의한 증여였음을 법원도 명확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에 대해서 기본적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거짓말로 고인의 명예마저 훼손한 망언에 대해서는 유족들 앞에 엎드려 사죄해야 할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또 정수장학회 운영과 관련해 투명하고 순수한 장학재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점도 사실과 다르다. 2005년 서울시 교육청은 박근혜 후보가 이사장으로 있던 1998년부터 10년 동안 지급된 11억 3천만원에 대해 장학회의 사업목적에 비해 과도하다는 결과처분과 주의처분을 받았다. 또 부일장학회는 설립 후 강탈당하기 전까지 4년 동안 총 1만2천3백50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으나 정수장학회는 50년 동안 3만8천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장학금 지급도 일정지역에 편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한겨레가 보도한 언론사 매각관련 대화록에서 밝혀졌듯이 장학사업을 박근혜 후보의 대선개입용 이벤트로 꾸미는 계획을 모의하기까지 했다. 장학금 혜택을 받은 이들의 모임인 청호회와 상청회는 박근혜 후보의 사적인 행사에 동원되거나 선거캠프에 직간접적인 관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두고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가 어떠한 정치활동도 하지 않는 투명하고 순수한 장학재단이라고 스스로 판단해 국민 앞에 천명할 수 있는가?
정수장학회가 역사적 규명과 진실에 의해 ‘장물’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장물을 선물로 받은 당사자가 바로 박근혜 후보라는 것과 물리적 정치적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것 또한 그렇다. 10년간 이사장을 역임했고 현 이사장 또한 박근혜 후보가 권유해서 이사장이 됐고 이후의 관계도 결코 무관 할 수 없는 정황들이 명명백백히 밝혀졌다. 최필립 이사장이 끝내 사퇴를 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마당에 이사진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은 책임 회피일 뿐이다. 공당의 유력 대선후보가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는 역사적 청산과제와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현실적 요인을 나 몰라라 할 수 있단 말인가?
박근혜 후보에게 묻는다. 역사적 진실을 짓밟고 국민을 유린하는 후보가 나라의 운명을 짊어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최소한의 진정성도 없는 정치적 쇼를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하는가, 그 얄팍한 입술로 흐르는 역사를 돌릴 수 있다고 판단하는가!
2012년 10월 22일
독재 유산 정수장학회 해체와 독립정론 부산일보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