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등 젊은층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무증상·경증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조용한 전파' 감염원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방역당국이 판단했다.
항체 조사 결과 20대 초반 군 입영 장정의 미진단 양성률이 일반 국민보다 3배 이상 높았고 역학조사 때 20~30대는 증상 발생 전후 감염력이 있는 시기 활동량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당국은 아직 국내에선 청장년층 환자에게서 회복기 신체 장기 손상 사례는 보고된 바 없지만 지금까지 50명이 위중증으로 분류됐던 만큼 코로나19 감염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질병관리청 청장)은 23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젊은 연령층은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약하고 검사를 받지 않기 때문에 조용한 전파의 감염원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용한 전파는 유증상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다수가 확진되는 상황을 가리킨다. 증상 발생 2~3일 전부터 다른 사람에게 전파가 가능하고 증상이 있더라도 경증이 많은 증상 발생 초기 시점에 전파력이 강한(검체 채취 시 바이러스 다량 검출) 코로나19 특성에 따른 현상이다.
정 본부장이 최근 젊은 층 확진 환자들을 조용한 전파의 감염원으로 추정하는 근거는 ▲최근 20대 환자 증가 ▲일반 국민보다 높은 군 입영 장정 항체조사 양성률 ▲전파 노출 시기 높은 20~30대 활동량 등 크게 3가지다.
0시 기준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1주간 국내 확진자는 총 2065명으로 1일 평균 255.6명이다. 직전 1주 하루 평균 122.4명보다 133.2명 급격히 증가했다. 해외 유입 확진자도 1일 평균 39.4명으로 그 직전 1주(28.1명)보다 11.3명 증가했다.
국내 확진자와 해외 유입 확진자를 더한 1주간 확진자의 나이대를 보면 고위험군인 60대 이상은 498명으로 24.1%였으며 나머지 75.9%인 1567명은 50대 이하였다. 특히 20대 젊은 층의 증가폭이 가장 커 9월27일~10월3일(40주) 10.6%에서 지난주 17.8%로 상승했다.
선별진료소 검사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지역사회 숨은 확진자를 찾는 항체 조사 중간 결과에선 군 입영 장정의 미진단 확진율이 일반 국민 대상 검사보다 높았다.
군에 입영하는 장정 6859명을 대상으로 9월17·24일, 10월 15·29일 등 9~10월 4차례 검체를 채취해 실시한 항체 검사 결과 항체 양성자는 25명이었으며 이 중 이미 확진된 10명을 제외하면 미진단 상태에서 항체 양성으로 발견된 장정은 15명이다. 항체 양성률은 약 0.22%다.
8월14일부터 10월31일까지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3차 참여자 1379명에 대한 항체 검사 결과에선 3명이 항체 양성으로 판명되고 해외 유입 사례로 이미 확진된 2명을 제외한 1명이 미진단 사례였다. 미확진 항체 양성률은 0.07%다. 입영 장정의 양성률이 일반 국민보다 3.1배 이상 높다.
정은경 본부장은 "군 입영장정에 대한 조사 결과 미진단 항체양성률이 0.22%로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일반인 대상으로 하는 항체양성률 0.07%보다는 높아서 젊은 연령층은 감염되더라도 무증상 또는 경증이 많고 의료기관 진료나 검사를 받지 않은 상태로 사회활동은 활발히 하기 때문에 지역 내 감염을 전파시킬 위험이 상당히 높아 20대 초반 연령에 대한 방역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20대 초반에서 유독 높은 미진단자 항체 양성률에 주목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양성률보다 20대 초반의 남자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의 양성률이 한 3배 정도 더 높은 양성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20대 초반에서의 감염자와 또 그중에서 미진단자가 상당히 많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정 본부장은 "20대의 8% 정도가 입영하고 있어 (군 입영 장정 항체 양성률을 통한 20대 전체 미진단 환자 추계) 이런 것들을 일반화시켜 단순 추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상당수 미진단된 양성자가 지역사회에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도 설명했다.
미진단 확진자가 조용한 전파 감염원이 되는 주된 이유로는 젊은 층의 왕성한 활동량을 꼽을 수 있다.
정 본부장은 "20~30대 젊은 층은 역학조사를 해보면 감염력이 있는 시기에 활동량이 굉장히 많다"며 "발병하기 이틀 전부터 전염력이 있고 발병한 첫날이나 그다음 날 굉장히 감염력이 높은 것으로 (코로나19 특성이) 돼 있기 때문에 본인이 코로나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무증상 시기와 발병 초기에는 의심을 못 하고 많이 아프지 않기 때문에 활동의 제약을 받지 않기 떄문에 3~4일, 4~5일 정도 굉장히 많은 활동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당, 카페, 주점, 소모임, 대학, 학원 등 노출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엔(n)차 감염을 일으키는 데에는 20~30대 연령층이 많다는 것은 전파력에서는 상당한 위험요인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미진단 상태에서의 조용한 전파가 무증상 상태에서 완치를 뜻하지는 않는다.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수개월 이후 회복기에 간이나 폐 등 신체 장기 손상 등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에 문의해 본 결과로는 아직 이러한 사례들이 국내에서 명확하게 보고된 바는 없다"면서도 "40대 이하의 청장년층이라고 할지라도 위중증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현재까지 누적으로 약 50명의 위중증 환자가 40대 이하에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중에 19명은 인공호흡기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분들"이라며 "청장년층이라고 할지라도 코로나 감염의 위험은 있기 때문에 계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통계에도 79명 중 1명이 30대였다. 이 환자는 서울에서 13일 확진된 환자로 입원 치료 중 20일부터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치료에 들어간 상태다.
방역당국은 본인의 건강은 물론 조용한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젊은 층에도 대면 접촉 자제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최근 들어서 고시학원 그리고 대학가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며 "젊은 층에서도 대면 접촉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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