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최근 "개혁주의 교회의 정치참여"란 주제로 제34회 영성포럼을 개최했다. 횃불회관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신구약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윤리학적 측면에서, 그리고 개혁교회 전통에서 본 교회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 논했다.
유윤종 교수(평택대 피어선 신학전문대학원)는 구신약 성경 신학적 관점에서 교회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 살펴봤다. 그는 "구신약 성경 신학의 관점에서 보아 하나님은 하나님의 정치이념인 정의와 의를 구현하기 위하여 우리를 선택하고 그것을 실천하도록 임무를 맡겼다"고 설명하고, "그 임무를 원활하게 수행했을 때 하나님은 자녀들에게 복을 주고 번성하게 하였다. 하지만 그 임무의 수행에 실패했을 때 하나님은 그들을 멸망시켰다"고 했다.
이어 유 교수는 "교회의 존재 근거를 하나님 나라가 제시하는 정치이념을 실현한다는 비전 아래 대사회적인 책임과 관련지어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개교회 중심으로 제한된 영역을 하나님 중심의 정치이념인 정의와 의의 확대로 전환하면 우리의 관심은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사회와 국가까지 확대된다"면서 "하나님의 정치이념의 핵심주제는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것이므로 국가권력이 그 방향으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교회가 감시하고 협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 교회는 존재 이유를 잃고 열매 맺지 못한 포도나무가 될 것"이라 했다.
그는 "교회는 정의의 의의 공기가 오염되었다는 사실을 미리 깨닫고 재빨리 전달하는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하고, "사회적인 정의와 의는 하나님의 정치이념이므로 그것의 구현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적인 임무임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정치이념인 정의와 의를 이루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예수의 사랑에 근거한 대속적 고난, 헌신과 희생’이다. 그것이 한국 개신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정치적 실현을 위해 감당해야 할 정치적 책임"이라 했다.
이상원 교수(총신대 기독교윤리학, 조직신학)는 윤리학적 측면에서 이 문제를 살폈다. 그는 "지금 한국의 국가관련 기관들은 적어도 동성애 문제와 낙태문제에 있어서는 명백하게 반성경적이고 반도덕적인 정책과 법제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행태가 지속될 경우 한국사회는 성적인 문란과 인명파괴가 일상화된 반도덕적이고 반생명적인 사회로 급락할 것"이라 지적하고, "이 사회 속에서 교회는 성경적인 진리를 선포하고 교회의 순결을 유지하는 일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며, 나아가서는 성경이 사실상 금서(禁書)가 되고, 전도의 문은 닫히고 교회는 세속화되든지 아니면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한국사회와 교회가 비상 국면에 접어 든 것"이라 했다.
이에 이 교수는 먼저 "지역교회로서의 유형교회는 말씀선포를 통하여 국가정책과 법제화의 반성경성과 반도덕성을 명확하게 비판함으로써 교회회원들 뿐만 아니라 국가에 대해서도 영적이고 도덕적인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동시에 교회회원들이 사회의 삶의 현장으로 나아가서 다양한 단체 등을 결성하여 구조적인 방법으로 국가의 반성경적이고 반생명적인 정책과 법제화에 대한 저항을 하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독려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차별금지법은 저지되고, 낙태허용법안들은 폐기 또는 수정되도록 국가관련 기관들의 정책과 법제화에 대한 비판과 대응정책과 대응법제화를 위한 헌신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성 교수(국제신대 부총장, 조직신학)는 개혁주의 전통에서 이 문제를 살폈다. 그는 "지난 날, 개혁주의 전통에서 교회는 현실 정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남겼다. 단순히 교회를 위한 신학으로만 그치지 않고, 개혁주의 교회는 문화의 전 영역에 확장되는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하기 위해서 청지기 사명을 놀라우리만큼 탁월하게 감당하여 왔다. 그러한 유산과 업적들이 지속되기 위해서 부단히 우리의 신학적인 감각을 새롭게 해야만 한다"고 했다.
때문에 김 교수는 ▶교회는 인간에 대한 신뢰성을 지나치게 극대화 시키는 정치적 공약들과 그 허상들과 속성들을 철저히 비판해야만 한다 ▶교회는 민주주주의 국가의 탈선과 부패를 똑바로 직시하고, 그 안에 하나님의 나라가 실현되도록 참여해야 한다 ▶교회는 국가의 앞날에 대해서 정확하게 희망과 심판의 복음을 제시해야 한다. 국가에서 발표되는 정책들과 정치적인 사항들에 대해서 선지자적인 안목에서 성경적으로 평가하고, 종말론적인 관점에서 지적해야 한다 ▶교회는 국가 안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각각의 발표에 대해서는 장성길 교수(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와 김윤태 교수(백석대기독교전문대학원장), 이동영 교수(서울성경신학원대 조직신학) 등이 논평자로 수고했다. 또 행사 전 경건회에서는 김경원 목사(서현교회 원로)가 설교하고,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대표, 숭실대 명예교수)가 개회사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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