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내 정치권의 이견으로 계속 미뤄졌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미국 의회에서 먼저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 상원의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가 3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록한 3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의 다음달 처리 방침에 사실상 합의했기 때문이다.
상원의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리드 대표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의회 휴회가 끝난 직후 무역조정지원(TAA) 제도 연장안을 처리한 뒤 3개 FTA 이행법안을 처리하는 `추진계획(path forward)'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FTA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혀왔던 민주당 리드 대표는 "나는 FTA를 지지한 적이 없고 (지금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TAA 문제가 처리될 때까지"라는 전제를 달아 TAA 연장안 처리를 조건으로 FTA 이행법안 처리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공화당 매코넬 대표는 "나는 TAA를 지지하지는 않으나 이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혀 더이상 FTA 비준과 연계해 TAA 연장을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양당의 상원 원내대표가 이처럼 추진계획에 대한 합의를 공식 발표함에 따라 다음달 가을 회기가 시작된 직후 지난 2007년 4월 타결된 이후 진통을 거듭해온 한·미 FTA 비준 절차는 일단 미국에서 먼저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상원 지도부의 FTA처리방침이 확정되자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 의장도 이날 성명을 통해 "상원에서 추진계획이 합의됨으로써 FTA의 큰 장애물이 사라졌다"면서 "무역협정 비준을 더이상 지연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하원도 조속히 이행법안을 처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무역대표부(USTR) 론 커크 대표도 성명을 내고 "리드, 매코넬 원내대표가 FTA와 TAA 문제에 대한 추진계획에 합의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이에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일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의회가 휴회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상식에 입각한 초당적 차원의 몇가지 조치들을 즉각 취해주기를 촉구한다"면서 "의회는 우리가 이미 합의한 일련의 무역협정들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