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새누리당 박근혜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지체장애라는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온 법조인이다. 그리고 그가 법조인으로서, 사회 원로로서 지금까지 보여준 아름다운 삶은 많은 국민들의 존경을 받기에 충분하다.
특히 소아마비라는 장애를 딛고 대법관에 이어 헌법재판소장까지 지냈으니 세인들에게는 존경과 부러움, 그리고 역경을 딛고 일어선 '성공인생'이라는 감동스토리의 주인공으로 각인됐던 인물이다.
그런 그 분이 정몽준 전 대표, 황우여 대표,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등과 함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 앞에 나타났다.
법조계와 정치권 일각에서 뿐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을 벌어졌다”는 놀라움과 함께 “그런 분까지 정치판에 끼어들어야 하나”며 탄식과 함께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는 새누리당에서 "국민 각계각층을 모두 통합하라는 소망과 오랜 기간의 정치적 경륜을 통해 터득한 국정 경영능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에 필요하고 충분한 조건을 전부 갖췄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정치권 입문의 뜻을 밝혔다. 그의 이런 발언을 이해하고 용납할 수 있는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개인의 소신이겠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 같으니 새누리당에 입당에 선대위원장을 맡았다”는 뉘앙스로 들릴 수 있다는 점도 유쾌하지 않다.
한편에서는 “저런 분들까지 정치판에 끼어들면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의 위상은 어떻게 되나”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김 전 헌재소장의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 임명당일을 “헌법재판소 사망선고일”이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격앙된 표현까지 사용했다.
그의 정치판 입문에 대한 비판과 비아냥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헌재 소장을 역임한 그가 정치판에 끼어든 것을 두고 “이런 사람이 있기에 우리나라의 법은 정치권력 아래서 기생한다는 소리를 듣는게 아니냐”는 비아냥과 함께 “그가 역임한 헌법재판소장과 대법관이라는 직위는 개인 것이 아니라 사법의 최고 권위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자중해야 한다”는 정중한 지적도 있다.
이러한 지적이 아니더라도 그는 헌재소장이나 대법원장을 지낸 분들에 대해 국민들이 일반인들과는 다른 극도의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내용은 간단하다. 정치판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헌법재판소장과 같은 고도의 도덕성을 요하는 자리를 맡지 않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법부의 존경과 명예를 모두 가진 분이 이제는 정치판 앞에서 “법치와 원칙, 헌법의 가치를 잘 구현하기 위해 정치판에 나선다”는 식의 수식어는 구차한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의 그런 판단은 자칫 국민의 존경을 받았던 그가 법조계 재직 기간 동안 내렸던 판결에 대해 공정성과 형평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명예도 얻고, 돈도 벌고, 그것도 모자라 권력까지 끼고 살겠다는 것인가”는 비판의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새누리당 역시 김용준 전 헌재소장의 영입이 이번 대통령선거에서의 유·불리를 떠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을 수렴해 합리적인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