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민간인 남성 1명이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 남하해 경계작전 실패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강원 삼척항에 주민 4명을 태운 북한 어선이 민간인에 발견되는 등 잇따라 군의 경계망이 뚫리자 지역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북한 민간인 남성 1명이 강원 고성군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 구역에서 군에 검거된 뒤 귀순 의사를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 2일 오후 10시 14분부터 8분간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두 차례에 걸쳐 움직임이 감시장비에 포착된 뒤 사라졌다.
이어 자취를 감춘 이 남성은 3일 오후 7시 25분께 고성지역 최전방 GOP의 이중철책을 뛰어넘는 모습이 열상감시장비(TOD)에 포착됐다.
이에 군당국은 대침투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수색작전을 벌여 지난 4일 오전 9시 56분께 1.5km 떨어진 수풀숲에서 신병을 확보했다.
이는 최초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포착된지 35시간 42분, 철책을 넘은지 14시간 30여 분만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전형적인 군 경계작전 실패라고 지적하고 있다.
감시 태세가 엉성해 오랜 시간동안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철책을 넘는 과정에서 과학화경계시스템 경보가 울리지 않았던 데다가, 철책을 넘은 뒤에도 신속하게 검거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소지가 크다.
주민들은 지난 2012년 발생한 노크 귀순사건에 이어 또 다시 같은 부대에서 민간인이 철책을 뛰어 넘어 귀순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만일 무장된 북한 특수부대 요원들이었다면 상상조차 못할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성 명파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이 시간이면 경북 포항까지 내려 갔을 것”이라며 “군장병들을 철통같이 믿고있는 주민들은 하루 하루를 불안감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노크 귀순과는 다르다”며 “GOP 철책 경보음이 울리지 않은 점은 문제가 있지만, 수색 과정에는 하자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어 “이번 건은 관측 불가 상황이 있긴 했지만 기동 TOD(열영상장치)를 운용하는 등 작전조치가 이뤄졌다"며 "앞으로 다양한 우발 상황에 대비해 작전 병력을 보강하고 정보감시형태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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