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회계부정 혐의를 받고 있는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북 청주상당)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무기명투표로 '국회의원 정정순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총 투표수 186표 중 찬성 167표, 반대 12표, 기권 3표, 무효 4표으로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켰다. 찬성률은 89.8%로 나타났다.
여야에 따르면, 민주당은 소속 의원 174명 중 자가격리 중인 설훈 의원과 이재정·이인영·김윤덕 의원 등 사전에 불참 의사를 알린 4명을 제외한 170명이 표결에 참여했다. 정의당은 소속 의원 6명 전원이 투표했다. 이밖에 열린민주당과 국민의당 이태규·권은희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등이 표결에 동참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체포동의안 표결 여부를 소속 의원 자율에 맡겼지만 한명도 참여하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에는 출석했지만 투표에는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을 빠져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 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니 민주당이 결정하는 게 맞다고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의원은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통해 "검찰이 출석요구를 했는데 출석에 응하지 않았다고 해 검찰이 사사건건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국회가 그런 체포영장에 동의한다면 검찰은 계속해서 의원들을 상대로 아주 쉽고 간편하게 체포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며 "자칫 국회가 검찰 정치논리에 휘둘려 검찰의 거수기가 될 수 있고, 선배·동료 의원 누구나 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본 의원은 결코 검찰 조사에 불응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다만 검찰의 부당한 체포영장에는 동의할 수 없었기에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본 의원이 가는 이 길이 옳은지 옳지 않은 지는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들이 판단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막판 부결표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지난 2015년 8월 박기춘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이후 5년 만으로, 역대 14번째 가결 사례다.
정 의원은 지난 4·15 총선 당시 회계 부정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제기돼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중 공직선거법 위반의 경우 시효 도래일인 지난 15일 검찰이 불구속 기소했고, 정치자금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은 계속 수사 중이다.
정 의원은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결과를) 겸허히 따르겠다. 국회의원들의 선택을 존중하며 앞으로 성실히 따르도록 하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구속영장 청구 전 검찰 조사에 자진 출석할 지에 대해선 "변호사와 협의하겠다. 검토하겠다"고만 했다.
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표결에 임했다"고 평가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가야 할 길은 가지 않고 고집스럽게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겠다던 민주당 정정순 의원의 그 길, 결국 체포동의안이었다. 자업자득"이라고 힐난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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