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국정감사는 매년 정기국회 중 국정 전반과 정부 산하기관들의 감시 및 비판을 위해 운영되는 제도다.
이번 2012 국정감사는 연말 대통령 선거라는 '최대의 정치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국감이 '대선 공방전'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정치 전문가, 언론 등에서 이 같은 지적이 나오면서 여야 안팎에서도 '민생국감'에 공감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전날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도 "국감장을 정치싸움터로 만들지 말아달라"며 민주당에 '민생국감'을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달 27일, 국정감사 최종점검회의에서도 "국감을 통해 가장 초점을 둘 부분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것을 확인하는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이노근, 박민식, 박인숙, 박홍근(새누리당),박홍근(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1일부터 닷새동안 국감 자료와 관련해 각 산하기관들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를 분석한 보도자료에서 대선 후보에 대해 비판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위원회 소속의 이노근 의원은 5일, '문재인 대선 후보의 국유지 무단점용에 대한 본인 무허가 건물의 철거는 부당하다'며 관할 시청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 대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부의 수장이 꿈인 사람이 행정부의 결정에 응하지 않고 법정 다툼까지 벌였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하천 부지를 무단 사용했으므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고 변상금도 부과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에 대해서도 "총선과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투기 광풍이 불었던 1988년에 "집값·전세값 급등으로 시급한 정부대책이 마련되던 시기"라며 '딱지 논란'에 불을 지폈다.
같은 당 정무위원회 소속의 박민식 의원도 무소속 안 후보의 '맥아피' 인수 거절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개인 주장을 교과서에 그대로 실었다"며 논란을 부추겼다.
박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안철수 후보의 행적에 대한 글들이 교과서에 수록되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비판을 무조건 정치공세로 봐선 안 된다"면서도 "안 후보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진행형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교과서에서 안 후보가 마치 성공한 사람의 전형인냥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싣는 것은 섣부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인숙 의원도 이날, 안철수 후보의 초·중·고 교과서 등재와 관련해 "중앙선관위원회가 지난 9월20일에 '게재사실 자체는 적법하지만 이를 홍보하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교육과학부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선거 끝나고 결과가 나온다면 그 연구는 시의성을 잃게 돼 생명력이 없다. 보다 명확한 기준 마련과 다양한 의견수렴의 과정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이날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급여 불법 수령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1995년부터 2005년까지 모두 11억3720만원을 실비보상 명목으로 지급받았으며 상근임직원 외에는 보수를 지급할 수 없도록 한 '공익법인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의 '대선 국감' 우려 발언이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같은 당 의원들이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하나는 이 원내대표의 기조가 당내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알면서도' 의도적인 네거티브를 위해서 거론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