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은행 가계대출이 10조원 가까이 늘어나 2004년 이후 역대 두번째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옥죄기'로 기타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졌지만, 집값·전셋값 폭등에 전세대출을 비롯한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 증가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의 13일 발표한 '2020년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9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9월중 역대 최대 증가 규모다. 월별 기준으로는 지난 8월(11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가장 많이 늘어났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6조7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월(6조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9월중 역대 가장 많이 늘었다. 치솟은 집값과 전세값을 빚으로 감당하려는 수요가 지속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택매매와 전세자금 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기승인된 집단대출 실행이 늘어나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전세대출은 3조5000억원 늘어 지난 2월(3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은 증가 규모를 나타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지난달 3조원 늘어 한 달 전(5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공모주 청약을 위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졌지만 추석 상여금 등이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관리 노력 등도 일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윤 과장은 "금융당국의 관리 노력이 10월 이후 기타대출 증가세를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4분기에는 계절적으로 가계의 자금수요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그런 부분을 유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 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5조원으로 한 달 전(5조9000억원)보다 소폭 축소됐다. 중소기업 대출은 전월대비 7조3000억원 늘어 한 달 전(6조1000억원)보다 증가액이 커졌다.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지속된 가운데 추석 관련 기업 자금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 운전자금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2조3000억원 감소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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