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세계식량프로그램(WFP)은 유엔 산하 기관이자 기아 문제 해결에 나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도주의 구호 조직이다.
즉 WFP의 목적과 의무는 사람들의 굶주림을 없애는 것이다. 굶주림, 배곯음, 기아 문제는 개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일차적 순서이나 국가 내부 분쟁 및 대외 전쟁 상황 그리고 엄청난 천재지변이 났을 때는 많은 경우 정부 체제가 무너져 수많은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게 된다. WFP의 일차 사명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기아로 아사할 수 있는 처지에 빠진 위기 지역의 사람들을 배곯음과 아사에서 구하는 일이다.
WFP는 이어 분쟁 지역이 아니더라도 거의 상시적으로 식량이 부족해 배를 곯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에 지속적인 식량을 지원한다. 나아가 WFP는 세계 식량 안보 도모하는데 이는 결국 세계 개개인의 식량 접근과 확보를 보다 원활히하기 위한 것이다. 또 분쟁 지역에서 기아를 전쟁 무기로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감시한다.
WFP는 각국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개인으로부터 기금을 받아 구호 활동 재원으로 사용한다. WFP의 예산 뼈대를 이루는 이 기부액 규모는 2018년 기준으로 72억 달러(8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미국이 25억 달러, 유럽연합이 11억 달러를 기부했다.
최근 수 년 평균으로 1년 동안 전세계 85개국이 넘는 곳에서 굶주리고 있는 9500만 명에게 식량과 식수 등 기본적 인도주의 구호를 펼쳤다. 2019년 기준으로 세계 인구 77억 명 중 1억3000만 명 이상이 일상적인 굶주림과 예리한 배고픔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WFP는 지적했다.
로마에 본부를 둔 WFP는 세계 80여 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고 직원 수가 1만7000명에 달한다. 지부 설치 국가는 대부분 분쟁 지역으로 식량 문제가 심각한 곳이다.
WFP는 예산 지원을 기아 상황 긴급도에 철저히 맞추고 있는데 긴급도 레벨 3로 기아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 및 상황은 올 4월 현재 7개로 지목되어 있다.
2011년 내전 개시 후 국내외로 1000만 명 이상이 피난한 시리아, 2014년 내전 후 2000만 명 가까이가 기아 위기에 놓였던 예멘, 독립 2년 만인 2015년부터 내전에 시달려 50만 명 가까이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수단 그리고 동부 지역에 무자비한 반군 조직들이 수십 년 넘게 활동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 잔악한 이슬람주의 테러 단체 보코하람의 활동지인 나이지리아 동북부가 들어간다.
이어 만성적인 기아 상황이 펼쳐지는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 사헬과 코로나 19 팬데믹이 포함되어 있다.
WFP는 1990년대 심각한 기근 사태 이후 북한에 대한 도움을 계속 펼쳐 국제기구로서는 드물게 상주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곳을 통해 북한의 어려운 식량 사정이 밖에 알려져왔다.
한편 미국은 트럼프 정부 들어 유엔 및 유엔 산하 기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있지만 WFP는 국제주의 신조가 넘쳤나던 시절 미국이 창설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1960년 유엔 산하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총회에서 식량프로그램을 주도했던 미국 정치인 조지 맥거번 대표는 다체제의 식량원조 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3년 뒤 유엔 총회와 FAO의 총회 승인 거쳐 WFP가 설립되었다.
맥거번은 미 상원의원으로 진출했고 지금의 버니 샌더스만큼이나 정통 좌파 논조를 유지한 채 1972년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로 뽑혔으나 닉슨에게 참패하고 말았다.
그래도 현재 WFP 사무총장(사무국장)은 미국 정치인 데이비드 비즐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주지사가 맡고있다. 비즐리는 유엔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공화당 소속이나 WFP는 36개국의 집행이사회가 주요 결정을 내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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