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백신이 인플루엔자 백신 ‘코박스플루 4가PF주’ 61만5000개를 자진회수한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백신이 인플루엔자 백신 ‘코박스플루 4가PF주’ 61만5000개를 자진회수한다고 밝혔다. ©식약처

상온노출 사고로 지연됐던 독감백신의 접종 재개를 나흘 앞두고 또 백신을 회수하는 일이 일어났다.

정부는 일정에 최대한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독감백신의 잦은 사고에 국민 불안은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독감백신 제조사인 한국백신이 자사의 인플루엔자 백신 ‘코박스플루 4가PF주’ 61만5000개(4개 제조단위)를 자진 회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수는 해당 백신 속에서 백색 입자가 발견돼 이뤄졌다. 백색 입자의 성분은 단백질 99.7%, 실리콘 오일 0.3%다.

전문가 자문 결과, 백색 입자는 항원단백질 응집체로 확인됐다. 백신 중 항원단백질이 응집해 입자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지 않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백신의 구성 성분과 주사기에 따라 유통 중 시간이 지나면서 항원단백질의 입자가 커질 수 있다. 백색입자는 한국백신이 사용한 2곳 회사의 주사기 중 1곳의 주사기에서만 나왔다.

식약처 이의경 처장은 "특정 원액을 특정 주사기에 충전한 경우 입자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사부위 통증 같은 국소작용 외에 안전성 우려는 낮다는 게 정부와 전문가의 판단이다.

이 처장은 “해당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2개 제조단위에서 백색입자가 나왔지만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나머지 2개 제조단위에 대해서도 자진회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조사 결과에서도 적정 온도로 관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소로부터 한국백신 영업소까지 운송하는 동안 차량 온도기록(3.3~6.1℃)과 운송받은 날부터 수거일까지의 냉장보관소 온도기록(3~6℃)을 확인한 결과다.

그러나 신성약품 유통 독감백신의 상온 노출로 접종 일정이 지연된 후 연달아 자진 회수까지 일어나면서 13일 재개되는 접종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짙다.

앞서 질병관리청과 식약처는 상온에 노출된 독감백신의 유통 과정과 품질을 검사해 백신의 효력과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오는 13일부터 만 13∼18세 대상 접종을 재개하기로 했다.

상온 노출로 효력이 떨어졌을 우려가 있어 수거되는 독감백신은 49만도즈(1도즈=1회 접종량)다. 여기에 이번 한국백신의 61만5000개를 더하면 110만개 가까이 접종 물량에서 빠지는 셈이다.

이의경 처장은 “13일부터 재개하는 독감 백신 접종 물량과 관련해 질병관리청과 협해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수거업체에서 자발적으로 수거하는 것을 신속하게 독려해 최대한 백신 접종에 영향이 없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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