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중인 나훈아
공연 중인 나훈아 씨. ©KBS 2TV 캡처

가수 나훈아의 추석 명절 공연 중 발언을 둘러싸고 연휴 마지막날인 4일까지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나훈아는 지난달 30일 추석 특집 KBS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 출연해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을 본 적 없다"며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고 말했다.

공연을 생중계한 KBS를 향해서도 "KBS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민을 위한 방송이지요? 두고 보세요. KBS는 앞으로 거듭날 겁니다"라고 발언했다.

정부와 공영방송을 겨냥한 발언에 야권이 먼저 반응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당일 페이스북에서 "이십 년 가까이 정치를 하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곤 있지만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2일 의원총회에서 "추석 전날 가수 나훈아씨가 우리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줬다"며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고 치켜세웠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은 "진정성 있는 카리스마는 위대하다", 조수진 의원은 "국민 가수의 힘을 실감했다. 상처받은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 나훈아씨에게 갈채를 보낸다"고 밝혔다.

장제원 의원도 3일 페이스북에서 "나훈아가 잊고 있었던 국민의 자존심을 일깨웠다"며 "'언론이나 권력자는 주인인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공연의 키워드"라고 해석했다.

반면 여당은 야권이 가수 나훈아의 발언을 아전인수(제 논에 물대기) 식으로 해석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서 "나훈아 발언을 오독하지 말라"며 "나훈아의 발언에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이 고개를 쳐들고 이런 말 저런 말로 마치 남 얘기하는 걸 보니 이분들은 아직도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도 "가수 나훈아씨의 말이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민심인 것처럼 난리"라며 "감사한 말을 '정치'가 아닌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정치인들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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