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총회 직후부터 사퇴 요청을 받고 있는 예장합동 정준모 총회장이 27일 취임식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정기총회 파회는 문제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정 총회장은 지난 21일 제97회 정기총회 마지막 날 파회 상황에 대해 “오후 12시까지 총회를 파회한다는 식순을 이미 (총대들에게) 보냈다. 이에 의거해 (파회)했다”며 “사회자(총회장)의 기본적 권한 중에는 총회 개회선언과 파회선언이 있다. 이 법에 따라 파회를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단 헌법과 개혁신학 원리, 법철학 등에 비춰 이번 총회 파회선언은 정당했다”고 강조하며, '총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주장하는 총회장 불신임안에 대해 “법에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번 사태 처리 역시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파회 사태’는 총회 개회 당시 일었던 ‘용역 동원’ 문제와 황규철 총무의 ‘총기류 사건’ 및 여러 도덕성 관련 의혹들이 맞물려 있다. ‘비대위’가 총회장 파회 선언의 불법성을 지적하는 것도,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은 상태에서 총회를 끝냈다는 것 때문이다.
이에 정 총회장은 “총무가 총회 현장에서 가스총을 꺼내 든 것은 분명 문제가 있으며, 본인이 정식 사과했다”며 “그러나 이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교단의 총체적 문제들을 이해하는게 먼저다. 경원노회 사건과 학적관계 등 각종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와중에 신변에 위협을 느낄 만한 음해와 협박이 무수히 많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총회장이 되고 수많은 주문과 협박이 있었다. 당연히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유흥업소 출입 문제도 이래서 나왔다. 주변에서 왜 총무를 비호하느냐 하는데, 작년 총무 선거에서 지금 총무를 반대했던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나다. 총무에게 법적 하자가 없는데 왜 사퇴를 시켜야 하느냐”고 언급했다.
정 총회장은 또 예장 통합측이 합동측 증경총회장을 비롯한 핵심 인사들을 이단연루자로 결의한 것에 대해 “신학이 아닌 정치적으로 이단 정죄를 하는 것은 비겁하고 졸렬한 것”이라며 “교회 역사에서 보면 항상 상대방을 (정치적으로) 죽일 때 교권을 이용해 상대를 이단으로 몰았다. 이단은 철저히 정치가 아닌 신학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총회 전 일었던 유흥업소 출입 의혹에 대해서 정 총회장은 “당당하다”며 의혹이 전혀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또 황규철 총무도 정 총회장의 발언 이후 자신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명했다. 황 총무는 최근 자신을 둘러싼 루머들이 교단의 각종 정치적 상황들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며 “개혁을 외치는 자들은 깨끗해야 한다. 교단을 위협하는 무리들과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 노회장단 총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서창수 목사)는 27일 오전 11시 총회회관 앞에서 기자회견 가진 후 회관 2층 여전도회관에서 회의를 개최했다.
이들은 가을 정기노회시 각 노회별로 결의하고, 각 노회 목사와 장로 총대에 지지 서명을 받아줄 것을 요청했다. 1차 결의사항은 기습 파회한 총회를 인정할 수 없고, 총회장을 불신임(탄핵)하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총무를 해임해 달라는 것 등이다. 회원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상회비 및 세례교인 의무금 납부를 유보하기로 했다.
또 총회 정상화를 위한 연합 기도집회를 11월 초순경 개최하고, 제97회 총회 파회 적법성 여부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거친 후 사회법정에 의뢰해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비대위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총회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적극 지지해줄 것, 비대위 활동 경비를 철저히 영수증 처리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것, 전문 법조인 자문위원단을 둘 것 등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