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한완상
삼인. 320쪽. 1만3천800원.
"제가 기독교 신자라는 사실을 요즘처럼 서글프게 생각한 적은 일찍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기독교 가정에 태어나 미국 유니온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한 한완상 전(前)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새길교회 등에서 평신도로 설교한 내용을 엮은 '바보 예수'의 서두를 이렇게 시작한다.
한 전 총재가 2008년 '예수 없는 예수 교회'로 교리의 예수는 한국 교회에 건재하지만, 사랑의 예수·평화의 예수가 실종됐음을 외쳤다면, '바보 예수'를 통해 한국 교회 안에서 더욱 외롭게 홀로 십자가를 지고 있는 예수와 한국 교회와 예수따르미들이 나아갈 진정한 길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한 전 총재는 "진정한 예수따르미가 되려면 예수의 바보스러움을 주목해야 한다"며 "그의 바보스러운 말씀을, 그리고 바보 같은 결단과 삶을 새롭게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바보는 '바로 보고, 바로 보살펴주는 사람'을 뜻한다. 즉, 일상성의 테두리 안에 사는 사람들이 바로 보지 못하는 것을 바로 보기에 바보이고,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죽어가는 사람을 모른 척하지 않고 바로 보살폈기에 바보인 것이다.
한완상 전 총재는 예수의 말씀 중 바보 같은 메시지에 주목했고, 또 바보스러운 선택을 연속해온 그 삶과 죽음, 부활의 과정을 이야기했다.
지은이 한완상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에모리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유니온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서울대학교 문리대 교수, 한국방송통신대학교와 상지대 총장, 부총리 겸 통일원장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대한적십자 총재를 역임했다.
저서로 『예수 없는 예수 교회』, 『한국 교회여, 낮은 곳에 서라』, 『현대사회와 청년문화』, 『지식인과 허위의식』, 『민중과 지식인』 등 다수가 있다. 최근 『한겨레』에 남북관계 평화 움직임을 향한 열망을 담은 비망록을 연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