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부의 한 도시 14살짜리 소녀가 두 남성이 휘두르는 흉기에 찔려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소녀를 칼로 찌르는 남성은 다름 아닌 소녀의 아빠와 소녀의 삼촌이었습니다.
소녀의 이름은 ‘시마 구자르’(Seema Gujjar)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22살의 남자친구와 도주하다 붙잡혀 왔습니다.
부모에게 돌아가길 거부한 그녀의 신변 보호를 위해 두 번째로 옮긴 보호소에서 아버지와 삼촌에게 명예살인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이 끔찍한 현장 가운데 어디선가 나타난 소 한 마리가 갑자기 달려들어 이 남성들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무차별적인 공격에 주변은 난장판이 되었고 두 남성 중 한 명은 큰 상처를 입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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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소 덕분에 소녀는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너무 많은 피를 흘려서 결국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명예살인이라는 이름으로 꽃다운 나이의 한 소녀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인도 중부 괄리오르시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도 명예살인(honor killing)이라는 악습은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만 각각 약 1천 명씩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명예살인은 가족이나 부족 등 공동체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조직 내 구성원을 다른 사람이 살인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명예살인은 꽤 광범위하지만, 주로 여성에 대한 명예살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명예살인의 이유로는 ‘여성의 이혼 요구’, '중매나 강제혼 거부', '성폭력을 당해서', '외도를 저질러서' 등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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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서 손뼉 치고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춤추는 영상을 찍었다는 이유로, 얼굴이 노출된 사진을 SNS에 올려서, 신분이 다른 남녀가 결혼해서 등 명예를 지키기 위한 이유가 살인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됩니다.
인도 파키스탄 같은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중동과 북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도 명예살인은 행해지며, 지역 출신들이 이민을 가서 자행하는 경우도 있기에 UNFPA(유엔인구기금)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많게는 5000명이 명예살인으로 희생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CCTV 영상을 살펴본 결과 소가 남성들을 공격한 이유는 근처에 있던 송아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자식을 공격하는 비정한 아버지와 자신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공격하는 소의 모습이 안타까움과 함께 씁쓸함을 안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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