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21일 5ㆍ16쿠데타와 유신, 인혁당 사건 등 논란이 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과 관련, "죽 한번 정리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 7층에서 추석동영상을 촬영한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오는 24일 부산 방문 과정에서 과거사에 대한 언급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알아서 적당한 때에.."라면서 "어쨌든 제가 죽 한번 정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인혁당 발언' 논란 이후 과거사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추석 연휴 전인 내주 중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에서는 박 후보가 과거사 논란으로 여론의 비판에 직면, 지지도 하락을 겪은 만큼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전향적인 수정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후보의 `과거사 정리 발언'은 내주 부산 방문 때가 가장 유력해 보이지만 캠프 내에서 국회 또는 여의도 당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는 방안이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또 이날 낮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한 원내대표단 및 상임위 간사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적절한 때 제 생각을 종합해 국민에게 말씀드리려 한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내 논란이 된 경제민주화에 대해 "지금은 성장, 복지, 분배를 따로 생각할 수 없다"며 "한 틀에서 서로 엮여 돌아가는 성장과 분배,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게 경제민주화로, 경제민주화를 통해 구조를 보완, 시너지효과를 거두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1대 99로 해 한쪽을 적으로 만드는 일이 있는데 대기업의 경우 미래 성장동력과 일자리에 투자를 하는 장점이 있다"며 정치권 일각의 `재벌해체론'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제민주화가 재벌ㆍ대기업을 해체 및 적대시하는 게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을 하면서 "대기업ㆍ중소기업ㆍ소상공인ㆍ소비자 모두 조화롭게 성장ㆍ발전하는 시장환경을 만들겠다는 게 우리 당의 경제민주화 개념이고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기업이 시장지배력을 악용, 소상공인ㆍ중소기업과 불공정거래를 하는 것은 확실히 근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대해서는 "야당은 (경제민주화 정책을) 뒤늦게 따라와 부분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며 "경제민주화는 새누리당이 가장 오래 고민해온 자랑스런 정책으로, 당당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근 불거진 측근 비리의혹 등에 대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므로 정치쇄신특위가 제도적 근절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그런 일이 있을 때 정치생명이 끊어질 수도 있게 조치를 취하고 제도를 만드는 게 저의 정치쇄신에 대한 확고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중앙선대위의 추석 전 출범 가능성에 대해 "그럴 생각을 갖고 있다. 다만 확실하게 날짜를 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고, 탈박(탈박근혜) 인사였다가 4ㆍ11 총선 과정에서 관계를 회복한 김무성 전 의원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그런 인선은 아직 정해진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