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적용 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소폭이나마 감소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안심하기에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이번주에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의 향후 추이가 본격적으로 판가름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상 확보가 시급한 상태다.
2일 당국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지표환자 발생과 8·15 서울도심집회 이후 코로나19 최대잠복기인 14일이 도래한 건 지난 8월29일이다. 두 집단에서 발생한 1차 감염자는 웬만큼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중앙임상위원회에 따르면 중증환자의 경우 증상발현일로부터 약 일주일 내에 증세가 악화된다. 8월29일부터 일주일이 경과하는 이번주가 8월 중순 발생한 집단감염 위·중증 환자가 본격적으로 나올 시기다.
증상 발현이 빠른 확진자의 경우 이미 상태가 악화된 사례도 다수 나왔다. 사랑제일교회 지표환자가 발생했던 지난달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통계를 보면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15명이었는데 1일엔 104명으로 늘었다. 지난 3월23일 보고된 93명을 넘은 역대 최고 수치다. 특히 지난 1일엔 하루에 신규로 늘어난 위·중증 환자가 25명으로 보고됐다.
국내 확진자 중 사망자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1.61%로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위·중증 환자의 경우는 다르다.
지난달 12일 이후 방대본 통계에 의하면 위·중증 환자는 89명이 늘어났다. 이 시기에 감염돼 숨진 사망자는 16명이다. 이중 6명은 확진 판정 당일 또는 사후에 양성으로 확인됐다. 위·중증으로 분류되기 전에 사망한 것이다.
이들 6명을 제외하면 다른 10명은 1일 이상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위·중증 환자로 분류됐다가 사망한 사례로 볼 수 있다. 89명의 위·중증 환자 중 10명이 사망했으니 이들의 치명률은 8.9%로 추산된다. 위·중증 환자가 100명 더 발생한다면 사망자가 9명은 더 나온다는 의미다. 국내 전체 치명률 1.61%보다 약 6배 높은 수치다.
국내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은 지난달 31일 기준 3443개 중 2109개가 있어 비교적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인력과 장비 등 의료자원이 완비돼 확진자가 즉시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43개 밖에 없다. 현재 유행이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수도권의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9개만 남았다.
일반 병상이 3~4시간마다 환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면 중환자용 병상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환자의 혈압과 맥박, 체온, 호흡수 등을 알 수 있는 모니터링 기계가 부착된다. 또 인공호흡기와 투석 등을 할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가 누워있는 침대와 침대 사이의 간격도 넓어야 한다.
다른 중환자와 다르게 코로나19 중환자는 감염의 우려가 있어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고 감염 전파를 차단할 음압설비가 필요하다.
이렇게 병상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중환자를 돌볼 의료진이 없으면 진료에 차질이 빚어진다. 현재 전공의들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진료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코로나19 중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은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진료를 하기 때문에 2~3시간마다 교대를 해야 한다. 일반 병상보다 의료진 수가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원석 고려대학교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 중환자 병상보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마련하는데 난이도가 더 높다"며 "지금은 응급상황이라 병상을 짜내서 만들고 있지만 비용 보전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 중증환자 병상과 인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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