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최고 포식자인 범고래는 상어와 다른 고래도 잡아먹어서 ‘킬러 고래’(Killer whale)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범고래가 야생에서 인간을 사냥하거나 공격하는 사례는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 플로리다 ‘씨월드(Sea World)’ 수족관에 살았던 수컷 범고래 틸리쿰(Tilikum)은 달랐습니다.
14년간 손발을 맞춘 조련사 돈 브랜쇼(Dawn Brancheau)를 포함해 1991년 조련사 캘티 번, 1999년 범고래 구경하러 몰래 들어간 관람객 대니얼 듀크스까지 3명의 인간을 죽여 ‘살인고래’라는 악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Tilikum at SeaWorld Orlando
많은 관광객들은 범고래 틸리쿰의 화려한 공중 점프에 맞춰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베테랑 조련사 돈 브랜쇼와 최고의 파트너로 쇼를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틸리쿰을 비롯한 범고래들은 공연이 끝나면 자신의 몸집만 한 수조에 갇혀 지내야 했습니다. 하루 160km 넓은 바다를 헤엄쳐 다니는 범고래가 두 살 무렵 바다에서 잡혀 와 좁은 수조 안에 살아야 했던 것입니다. 틸리쿰의 치아는 금속으로 된 수조의 빗장을 이빨로 물어뜯어 다 닳아 없어질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틸리쿰은 다른 고래들의 따돌림과 공격에도 시달려야 했습니다. 조련사들이 아침에 살펴보면 범고래 틸리쿰의 등은 상처로 가득했다고 합니다.
틸리쿰은 잘 길들여진 범고래와 함께 훈련을 받았고, 틸리쿰이 명령을 알아듣지 못하면 두 마리 모두 굶는 벌을 받았습니다. 길들여진 고래는 먹이를 받지 못하면 틸리쿰을 이빨로 깨물었습니다. 작은 콘크리트 풀에서 틸리쿰은 도망갈 곳 없이 공격을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혈연을 중심으로 무리를 지으며 살아가던 범고래가 자신을 괴롭히는 낯선 범고래들과 무리를 지어 생활해야 했던 것입니다.
seaworldofhurt
씨월드에 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틸리쿰은 눈에 띄게 예민해졌고, 결국 함께 훈련하는 조련사에게 표출된 것이 1991년의 일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된 고래를 바닷속으로 풀어 주지 않고 쇼에 다시 사용한 것입니다.
틸리쿰의 정서적 문제는 깊어졌고, 공격성도 자주 보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16년간 씨월드에서 일한 베테랑 조련사 돈 브랜쇼는 14년과 함께 한 범고래 틸리쿰에 의해 목숨을 잃고 맙니다.
틸리쿰은 조련사 브랜쇼를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 물어뜯기 시작했고, 부검 결과 그녀의 머리 가죽은 벗겨지고 몸의 뼈 대부분이 부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Mirror
전문가들은 범고래 틸리쿰이 어렸을 적부터 사회생활을 하지 못한 것이 성격 파탄으로 이끌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이 범고래 틸리쿰의 삶 자체를 빼앗아 온 것은 아니냐는 반문도 있습니다.
틸리쿰은 34년간을 수족관에 갇혀 살다가 2017년 세균 감염으로 사망했습니다. 야생 범고래들의 수명은 60~80년입니다.
틸리컴은 죽음 이후에야 자신을 살인괴물로 만든 수족관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범고래 틸리쿰의 살인 사건, 과연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한편, 범고래 틸리쿰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영화 ‘블랙피쉬’(Blackfish, 2013)로 제작되었고, 영화 상영으로 가열된 범고래 쇼 반대 여론은 관련법 제정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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