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2003년 제정된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이 8년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과 보건복지부 등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으로 한해동안 우리나라에서 자살한 사람은 1만5566명으로 하루 평균 42.6명꼴로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발표한 'OECD 헬스데이터 2012'를 보면 우리나라 자살문제의 심각성이 분명히 드러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10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33.5명으로 2009년 28.4명보다 5.1명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률일뿐 아니라 회원국 평균치인 12.8명에 비해 2.6배에 이르렀다.
더구나 OECD 회원국의 평균 자살률은 5년 전에 비해 남녀 모두 줄어드는 추세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자살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청소년들의 자살률로 가면 더 심각해진다. 통계청이 조사한 '2012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청소년 사망원인 1위에 자살을 의미하는 '고의적 자해(13%)'가 올랐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청소년들이 풀 길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성인도 마찬 가지다 지난 해 복지부가 실시한 '2011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성인 가운데 15.6%는 평생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하고, 3.3%는 자살을 계획하며 3.2%는 자살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사이에는 3.7%가 한 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고려했고, 0.3%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 이상 자살문제에 대해서 좌시해서는 안된다. 정부가 그동안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면서 자살을 예방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는 관이 주도하는 대책 외에도 교회나 사회복지센터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적극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
가정과 사회 속에서 평소 인성교육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이웃과 함께 살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