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관람객이 전시 작품들을 진지하게 감상하고 있다. ⓒ김철관 기자
갓 예술대학을 졸업한 사진작가들이 사회초년생의 입장에서 우리의 현실과 사회를 냉정히 바라보고 표현한 작품 전시를 하고 있다. 그도 백제문화권에 있는 시골 지역 박물관을 선택해 전시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대전 배재대학교 예술대학(김소월대학) 사진영상디자인학과를 지난 2월 졸업한 15명의 사진작가들이 의기투합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충남 논산 부적면 충곡로 311-54번지에 있는 백제군사박물관 기획전시장에서 ‘MIND MUSEUM'전을 열고 있다.
▲ 갓 대학을 졸업한 사진전공 15명의 작가들이 각각의 개성을 강조한 작품을 전시했다. ⓒ김철관 기자

이들은 대학에서 배우고 체험했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사회초년생인 청년의 눈에 비춰진 우리의 현실과 사회를 다양한 감성으로 표현했다. 저마다 눈으로 채집하고 재해석한 작품들은 기록과 추억의 지평을 넘어 사적인 퍼포먼스와도 같다.

▲ 배재대 사진영상지다인학과 졸업 작가의 'mind museum'展 눈길 전시장 전경 ⓒ김철관 기자
유선아 작가의 ‘구속’, 김보람 작가의 ‘흔적’, 이혜미 작가의 ‘기억의 습작’, 김규하 작가의 ‘숲은 잠들지 않는다’, 채영준 작가의 ‘황혼’, 이원경 작가의 ‘유희’, 김수경 작가의 ‘시간흐르다’, 조영희 작가의 ‘화화(化畵)', 김소월 작가의 'Composition', 최수빈 작가의 ’Beauty Make-up', 최병정 작가의 ‘RE/Animotion', 배수정 작가의 ’Private Space', 신재웅의 ‘Coexistence in the Tree', 박은진 작가의 ’Form of Myopia', 이태훈 작가의 ‘Year of 2055' 등의 테마에서도 알 수 있듯, 현재 초스피드로 급속히 발전하는 사회 속에 멈칫멈칫 두리번거리는 우리 주변의 자화상, 현대인의 고뇌, 삶의 흔적 등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전시작품들을 관람하면 먼 풍경 속에서 멈추어져 있던 시간의 흐름과 풍화와 부식의 흔적이 작가의 시선을 통해 새롭고 내면적인 꿈의 시간으로 부상한 듯하다.지난 2월 졸업생으로 작품을 선보인 신재웅 작가는 “사진은 한 시대의 정신과 흐름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메신저로서 우리 생활 속에 깊은 곳까지 자리를 해오고 있다”면서 “이런 시대적 환경에 발맞춰 백제문화권에서 4년간의 대학 수업을 마치고 사회 적응에 나선 15명의 같은 해 같은 학과 졸업 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했다”고 말했다.
▲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는 관람객 ⓒ김철관 기자

8일 오후 문성준 배재대학교(김소월대학장) 사진영상디자인학과 교수는 “사진과 영상은 곳곳에 널려져 있는 풍경 그대로가 아니라 희망과 동경의 꿈으로 재해석한 개인적 감정에 의존한 결과물”이라면서 “작가들이 기억과 고뇌를 통해 백제문화권의 재조명은 물론 자신들의 정체성 탐구에도 매우 유익한 전시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학생 시절 이들 작가의 작품을 지도했던 오세철 배재대학교 사진영상디자인학과 교수는 “세상을 바라보는 제자들의 고뇌에 찬 작품을 어렴풋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정식 작가로서 발돋움 치기위해서는 좀더 많은 식견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학 중 여러 형태의 전시를 통해 학생들의 감수성과 창작심을 유도하는 대학 학과는 많지만 졸업 후 지속적으로 청년 작가들에게 예술적 창작무대를 마련해주고 사제간의 끈끈한 정을 나누고 교감하는 학과는 우리 학과가 유일 할 것"이라면서 "지역사회 출신들에게 소중한 전시공간을 허락해 준 백제군사박물관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관람을 한 하승용 작가는 "표현 기법들이 다양하다"면서 "사진을 통해 본 삶의 흔적이 내 자신과 가족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고 말했다. 15명의 작가들이 30여점의 적품을 선보였다.

▲ 전시장 입구 전시회를 알리는 현수막이다. ⓒ김철관 기자

한편, 이들 작가들이 졸업한 배재대학교 사진영상디자인학과(http://photoani.pcu.ac.kr/)는 1885년 배재학당이 설립됨과 동시에 처음 사진이 도입이 됐는데, 그 맥을 잇고 있다. 지난 2010년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서는 1918년에 제작된 우리나라 최초 졸업앨범사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사진영상디자인학과에서는 가장 오래된 영상미디어로서 사진의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부여해 사진학에 대한 정통성과 이를 응용한 영상디자인의 발전을 포괄하고 있다. 전통적인 수작업은 물론 실용과 실험적 드로잉 영역의 잠재적 표현 가능성들을 포괄적으로 수학해 온라인으로 진화된 디지털 미디어들로 새로운 움직임의 환영(the illusion of movement) 작업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특히 사진의 기록성을, 순수예술의 창의적이고 주관적인 관점과 접목시켜 채집하고 기록하며 연출하고 재현해내는 실험적인 구도로 구성해 광고, 패션, 보도, 인물 등 다양한 실용사진 분야에서도 능동적으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진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각언어로서 소통과 감각적 대화의 기술을 다루는 일러스트레이션을, 현실(real)과 가상(virtual)의 무대를 넘나드는 창의적인 놀이, 가장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디지털적인 상상력이 서로 공존하고 융합하는 인문학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도 확장시켜가고 있다.

배재대 사진영상디자인학과에서는 표현의 확장을 모색하는 모든 실습과 경험 수업을 통해 단순한 이론 전개의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실기를 전수하는 워크숍 형식의 수업을 지향하고 있다. 공개 비평이나 세미나 형식의 수업을 통해 소통과 분석의 눈을 능동적으로 키워주고 교내의 다양한 전시 공간 및 교외의 대안 공간을 활용한 소규모의 심화된 전시를 기획해 학생들이 실전적인 전시 경험을 체득하게 하고 있다.

바로 이번 졸업생 'MIND MUSEUM'전도 작가들이 이 같은 커리큘럼을 통한 학습이 가능했기 때문에 전시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같은 년도 같은 학과 졸업생들이 함께 사진 전시를 하는 것만으로도 대학 재학시절 사진 교육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현대 초스피드적인 발전에 힘입어 한편에서 풍화하고 부식해간 암울한 현실을 표현했다는 자체가 작가들이 갖고 있는 내면의 자화상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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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대사진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