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은 9일 북한이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전면 차단한 것과 관련, 북한에 끌려가기 식으로 일관한 우리 정부의 태도가 부른 굴욕적 결과라며 강력 비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남북관계를 우리가 늘 저자세로 굴종적인 자세를 해오다가 이런 일이 생겼다고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까지 늘 정부가 휘둘리면서 북한의 기분을 맞춰온 결과가 이렇다고 하니 참담할 뿐"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통신연락선 전면 차단은 북한이 대한민국 알기를 아주 그냥 어린애 취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내부 사정이 매우 어렵고 긴박한데 남측 지원이 시원치 않자 온갖 욕설과 압박을 하면서 판 흔들기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더불어민주당의 전단살포금지법 추진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깡그리 무너뜨린 사건"이라면서 "이 정권은 간, 쓸개 다 빼주고 비굴한 자세를 취하면서 상황을 진전시킨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도 정부와 여당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4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 빌미로 경고한 남북연락사무소 철폐가 5일 만에 현실화 수순을 밟고 있다"면서 "북한 담화문 시나리오대로라면 개성공단 철거, 9·19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이처럼 예고된 남북관계 파행에도 (여당은)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을 거론하면서 굴종적 대북관을 강조하고 있다"며 "정부의 침묵이 북한 도발을 가속화하고 한반도 평화를 매우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능멸에 가까운 대남공세가 앞으로 북한의 핵역량 강화나 무력 도발을 위한 초석일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전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 특히 일체의 적대적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어긴 것은 북한이었다"며 "미사일 도발과 총격으로 남북 군사합의를 무력화한 것은 우리가 아닌 북한"이라고 했다.
배 대변인은 "적반하장식으로 구는 불량 국가 북한을 비판하기는커녕 감싸기까지 하는, 저자세, 굴종적 자세로 일관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는 주권국가의 정상적 대응이라고 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제 또 연락을 끊겠다는 북한의 협박에 이번에는 또 얼마나 고분고분 순종하는 전례를 만들 것인가"라며 "나쁜 아이 떡 하나 더 주는 것, 그것은 고전동화에서나 통하는 말이다. 정부는 북한이 아닌 국민을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보수 진영 무소속 의원들도 정부·여당의 대북 정책에 비판을 가했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북한 정권이 오늘부터 남북한 간 모든 연락채널을 완전 차단 폐기하겠다면서 대한민국을 적으로 규정하는 '대적 사업'을 선언한 것은 남북관계를 '대등한 관계'에서 '상하 종속관계'로 전환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윤 의원은 "정부가 이에 복종하면 남북관계는 종속관계로 바뀌게 된다"면서 "선택은 입법, 사법, 행정 3권을 모두 장악한 초거대 문재인 정부의 몫이다. 그러나 그 선택에 대해 우리 국민 앞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문재인 정부"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문 정부가 대한민국의 안전 보장과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의 의무를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전단살포금지법 추진과 관련해 "자기들(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삐라(전단)를 북으로 보내지 못하도록 한국 정부를 압박 한다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할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홍 의원은 "자기들이 저지른 허위 선전, 선동은 이제 망각하고 북한체제를 정당하게 비판 하면서 통제된 사회에 올바른 정보를 보내는 것을 막으라는 무리한 요구를 한다"며 "이를 득달 같이 받아 들여 금지하는 입법을 하겠다는 것이 과연 문정권의 민주주의냐"고 했다.
북한은 앞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날 낮12시부터 청와대와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 사이의 핫라인을 포함한 남북한 간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폐기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오전 9시 남북 연락사무소 간 개시 통화를 시도했지만 북측은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북한이 동해·서해지구 군 통신선과 국제상선공통망(핫라인)을 통한 남북한 함정 간 교신에 불응했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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