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초반 기선 제압으로 `대세론' 굳히기에 나설 태세이나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 등 이른바 비문(非文ㆍ비문재인) 후보 3인이 모바일투표 방식 변경 및 두 지역 재투표를 요구하며 전면 보이콧을 선언해 경선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은 모바일투표 집계프로그램 오류 사태에 이어 공정성 시비를 놓고 당 선관위와 후보 측 사이의 책임 공방까지 벌어져 경선 흥행은 커녕 초반부터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문 후보는 26일 오후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경선에서 4천951표(52.1%)를 얻어 3천53표(32.1%)에 그친 김두관 후보를 제쳤다. 손학규(1천117표, 11.8%), 정세균(387표, 4.1%) 후보는 3, 4위에 그쳤다.
이로써 전날 제주 경선 결과를 합산한 누적 득표에서도 문 후보는 1만6천974표(57.3%)를 얻어 1위를 달렸다. 김 후보(5천997표, 20.3%)와 손 후보(5천287표, 17.9%)가 한 차례씩 2위를 기록했고, 정 후보(1천352표, 4.6%)는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해 완주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게 됐다.
문 후보는 전날 제주 경선에서도 1만2천23표(59.8%)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손 후보(4천170표, 20.7%)가 2위에 올랐으며, 김 후보(2천944표, 14.7%)와 정 후보(965표, 4.8%) 순이었다.
특히 첫 주말 2연전에서 완승을 거둔 문 후보는 50%를 훨씬 넘는 득표율을 기록, 과반 미달시 1, 2위 득표자간 실시키로 한 결선투표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비문 후보들은 울산 경선에 앞서 긴급 회동을 열어 모바일투표에 관한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경선 일정을 보이콧하기로 해 당과 극한 대치로 치닫고 있다.
이들은 전날 발표된 제주지역 모바일투표 투표율(58.6%)이 역대 모바일투표에 비해 현격히 낮아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며 이미 투표가 진행된 제주ㆍ울산 재투표와 모바일투표 시스템 전면 수정 등을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경선 관리 공정성을 문제삼아 후보측 대표자들이 옵서버가 아닌 주체로서 경선 관리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측간 접접 모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ARS 방식의 모바일투표 때 `기호 4번까지 듣지 않고 투표할 경우 기권처리된다'는 안내 메시지를 넣지 않을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당내 권고도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은 애초 `재투표 불가' 입장에서 돌아서 제주ㆍ울산 모바일투표를 재검표해 문제가 되는 선거인단의 경우 서울 경선 때 투표 기회를 주고, 향후 실시되는 모바일투표는 미투표 처리에 관한 고지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도부는 이 안을 4명의 후보에게 제시하며 경선 참여를 촉구했지만 비문 후보들은 `미봉책'이라며 거부했다.
그러나 경선이 파행을 거듭한다면 당과 후보 모두 큰 타격이 불가피해 28일 강원 경선 이전에 절충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 후보도 당이 결정하면 비문 후보들의 요구사항까지도 수용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민주당은 울산 경선이 두 시간째 파행이 이어지자 오후 4시 후보연설회를 생략하고 대의원 대상의 현장투표를 실시했으며, 비문 후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체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세 후보측 일부 지지자들이 투표중단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김 후보측은 투표결과가 공개된 뒤 "후보들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일방적 투개표를 강행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