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를 질그릇에 지녔다'는 성경 말씀이 딱 어울리는 목회자가 있다. 바로 남부산교회 황인철 목사의 경우다.
겉모습만 보면 뭐 하나 내세울 게 없고, 평범한 외모와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장 한 장, 철공소에서 마신 쇳가루가 그의 인생의 전부였다.
그러나 예수님이 그의 인생의 주인이 되신 후부터 그의 인생은 질그릇이 아니라 보배그릇이 됐다.
황 목사는는 낮에는 철공소에서 일하며 동시에 밤엔 학업을 다시 시작해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내리 통과했다.
이후 고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한 후 전도사를 역임했던 남부산교회는 그 당시 부산에서 가장 잘나가는 부자들이 사는 동네에 있었다.
황 목사는 자신이 남부산교회에서 가장 가난한 성도였을 것이라 회상한다.
그런 그가 미국으로 유학을 결심하고 그 교회를 떠난지, 20년 후, 그는 다시 이 교회의 담임목사로 청빙을 받았다. 철공소 출신의 얼굴 새까만 전도사가 박사 학위까지 가진 부흥 메이커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덜컥 미국 유학을 결심한 후에도 넘어야 할 산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황 목사는 “그 산에서도 주님은 함께 계셨다”고 고백한다. 여러 동료와 함께 미국 비자를 신청했는데 자신에게만 비자가 나온 것이다. 중학교에서 영어선생님을 하던 아내도 그 좋은 직장을 그만 두고 남편 뒷바라지를 하겠다고 따라 왔다.
그렇게 기적적으로 유학생활을 시작됐지만 황 목사는 대리운전과 이삿짐센터 일용노동을 하며 학비를 조달했다.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미국에서 학비와 생활비를 모두 스스로 해결해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황 목사는 “그때의 잊지 못할 경험들이 제 이민 목회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회고했다. 이민자 성도들의 애환을 몸으로 느낌과 동시에 목회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책임감이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는 것.
나성열린문교회에서 유학생청년부를 맡았을 때 이야기다. 당시 나성열린문교회는 성도가 500명 정도 되며 비교적 잘 성장하고 있는 교회였는데 부목사였던 그는 자신의 사비까지 들여가며 헌신적으로 사역했다. 금새 청년들이 50명 이상으로 부흥하자 성도들도 깜짝 놀라며 그의 사례비를 3배 이상 올려주어 더욱 열심히 사역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거의 문을 닫기 직전까지 가 있던 가주말투스교회에 담임으로 부임했을 때는 1~2년만에 10명 성도가 100명 성도로 급성장하기도 했다. 큰 보람을 느꼈지만 성도 간에 생기는 불화와 반목을 경험하고 그의 목회는 또 한 차례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교회가 성장하는지, 또 어떻게 하면 교회가 어려워지는지를 배우는 기회였다.
이런 가운데 그는 시애틀 올림피아중앙장로교회로 청빙을 받았다. 그곳에서도 그는 큰 부흥을 경험했다. 당시 그 지역 한인은 고작 3천명도 되지 않았지만 6년만에 성인 300명-중고등부 100명-초등부 70명에 이르는 그 지역 최대 교회로 급성장 한 것이다.
황 목사는 "제가 볼 때는 사실상 최악의 조건이었지만 하나님의 능력과 장로, 성도님들의 헌신은 모든 것을 가능케 했다"고 고백한다.
그의 이런 목회 소식이 모국까지 전해졌는지 한번은 남부산교회의 장로가 찾아왔다. “담임목사가 은퇴했으니 후임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두번이나 고사했지만 교회 측은 끝까지 양보하지 않았고 그는 그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6년동안 전도사로 섬겼던 모교회인 남부산교회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시애틀 공항에서 눈물로 자신을 환송하던 성도들을 뒤로 하고 몇시간 후 그는 김해 공항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꽃다발을 들고 자신을 환영해 주는 남부산교회 성도들과 만났다. 20년만에 만난 이들과 뜨겁게 해후한 그는 교회로 곧장 갔지만 원로목사 은퇴 후 2년간의 담임 부재로 인해 교회는 이전의 그 모습이 아니었다.
교회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새벽기도운동과 전도운동을 일으켰다. 불신자와 새롭게 이사온 사람, 교회를 떠난 사람을 타겟으로 집중 전도를 해 부임 4년만에 교회가 몇배나 성장하는 경험을 했다. 국제화시대를 미리 읽고 영어 예배를 개설하고 “영어로 기도하면 영어가 열립니다”란 주제로 선교영어 수업도 시작했다.
'예수님이 크게 보이는 교회, 주일이 기다려지는 교회'라는 그의 목회 철학처럼 예수님을 중심 삼아 기쁨으로 예배드리게 된 남부산교회는 큰 성장을 경험했지만 동시에 위기도 한 차례 겪었다.
황 목사의 학력과 논문에 문제를 삼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온갖 루머와 억측이 난무하면서 교회와 황 목사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는 오히려 자신의 결백을 입증받았으며 동시에 자신을 겸손히 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다. 황 목사는 "제 부족함을 철저히 깨닫고 모든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더 노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지금도 그는 남부산교회의 전도왕이다. 담임목사가 전도를 직접 하고 또 전도왕까지 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는 자신의 사례비에서 전도비를 따로 책정해 직접 전도한다.
“담임목사부터 내적인 가슴의 부흥을 경험하고 이를 성도들에게 전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하는 광 목사는 수십년 후 은퇴 계획도 이미 갖고 있다.
중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사역을 하기 위해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며 단기선교에서 언제든지 써 먹을 수 있도록 이발기술까지 배워 놓았다.
■ 황인철 목사는…
고신대 / 총신대 신학대학원 /고신대 대학원 졸업(Th. M., 역사 신학 전공)
Fuller Theological Seminary 졸업(D. Min., 설교학전공)
고신대학 대학원 졸업(Th. D., 역사신학전공)
한국에서 남부산교회 전도사와 부산중앙교회 부목사를 거쳐 미국 나성열린문교회 교육목사, 올림피아중앙장로교회 담임목사를 역임했다.
현재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남부산교회 담임목사를 맡사 사역에 매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