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에게 사형유예가 선고됐다.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중급인민법원은 20일 오전 선고 공판을 열고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고의살인죄)로 기소된 구카이라이에게 사형을 선고하되 형 집행을 2년간 유예했다.
'사형유예'란 사형을 선고하되 2년 간 집행을 유예하고 이후 죄인의 태도를 고려해 무기 또는 유기 징역으로 감형해주는 중국 특유의 사법 제도로, 사형유예가 선고된 기결수를 실제 사형에 처하는 경우가 드물어 구카이라이에 대한 이번 판결은 사실상 무기 또는 유기 징역형으로 여겨진다.
구카이라이는 지난해 11월 충칭시의 한 호텔 객실에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던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를 받고 기소됐었다.
중국 안팎에서는 구카이라이에 적용된 혐의가 살인으로 국한됐고, 재판 과정에서 남편 보시라이의 비호 여부가 언급되지 않음으로써 보시라이가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보시라이가 형사 처벌 대신 출당 등 당내 처분만 받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초 보시라이는 유력한 차기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후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던 인물로, 왕리쥔 사건으로 지난 3월 충칭시 당서기에서 해임됐고 이어 4월에는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당 중앙정치국원과 중앙위원 자격마저 정지당하고 당 감찰 기구의 조사를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