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0주 기쁨도 잠시, 아기의 몸이 거의 다 완성된 시기에 알게 된 사실, 샴쌍둥이-쌍둥이 아기가 서로 가슴부터 배까지 붙어 있고 심장이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에 정희 씨(가명)의 하늘은 그대로 무너져버렸다.
당초 임신사실을 알고 낙태를 위해 찾았던 산부인과에서 들었던 선명한 아기 심장소리에 그대로 발길을 돌렸던 정희 씨. 이제는 살아있는 생명, 내 아이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결심했다. '악척같이 살아서 살려내리라' 다짐했다.
“씩씩이와 다정이라고 이름지었어요”
건강하게 자라라고 씩씩이라 태명을 짓고 왠지 다정할 것 같은 둘째에게 다정이라 지었다. 하지만 쌍둥이라는 소리에 온갖 스트레스와 갖은 협박으로 어떻게든 낙태시키려고 하는 남자친구. 정희 씨는 결국 그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그대로 도망치듯 살던 곳을 떠났다. 오직 뱃속의 아기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다른 산부인과를 찾아간 정희 씨는 자기 귀를 의심했다. 의사의 첫마디가 ‘샴쌍둥이’라니.
2주 전까지만 해도 이전 병원에서 정말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고 했다. 믿을 수가 없어 서울까지 올라와 진찰을 다시 받았다. 의사는 일반 초음파로도 이렇게 선명하게 보이는데 어떻게 심장이 하나인 것을 모를 수가 있냐고 오히려 정희 씨를 타박했다. 그리고 어떻게든 아이를 키워보겠다던 정희 씨의 마지막 바람마저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아이는 분명 둘이지만 심장은 오직 하나. “어떻게 한 아이를 선택해요 둘 다 내 아이인데…” 정희 씨의 피맺힌 절규가 들린다.
임신한 몸을 이끌고 공장 다니며 화장품 방문판매를 하면서도 이를 악물고 참으며 삼켰던 눈물이 요즘엔 도저히 참아지지 않는다. 아기를 위해 좋은 마음, 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제왕절개 수술 날짜를 잡은 후부터는 눈물이 끊이질 않는다.
제왕절개 수술을 하자마자 중환자실에 갈 아기들의 모습이 상상되어서, 삼사일 지켜보다 더 우월한 아이를 살리자는 의사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다.
“제 손으로 옷 못 사주고 좋은 것 못해주는 것 속상하지만 괜찮아요. 그런데 아예 아무것도 해줄 수 없게 되면 어떡해요. 어떻게든 살아만 주었으면 좋겠어요. 씩씩이랑 다정이 좀 살려주세요.”
이 같은 사연을 알게된 '함께하는 사랑밭'은 14일부터 정희 씨의 제왕절개 수술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3~5일 후에 있을 씩씩이와 다정이의 분리수술비가 더 급한 상황.
현재 함께하는 사랑밭 홈페이지를 통해 모금을 진행하고 있지만 수술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사람들의 십시일반 작은 사랑의 나눔이 생명을 살리는 기적으로 이어질 것을 믿으며 시민들의 아낌없는 동참을 기다리고 있다.
후원문의는 전화 070-4477-3804로 하면 되며 자세한 사항은 샴쌍둥이모금페이지(http://bit.ly/MsxWMn)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