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달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가 2008년12월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업황BSI는 51로 전월대비 3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월부터 넉 달 연속 내림세다. 지수는 2008년 12월(51) 이후 11년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낙폭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컸던 전월(11포인트)보다는 축소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응답업체 3180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제조업의 BSI는 52로 전월대비 4포인트 하락해 2009년 2월(43) 이후 가장 낮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할 것 없이 큰 충격을 받았다. 대기업은 59로 6포인트 떨어졌고, 중소기업은 45로 1포인트 하락했다. 각 2009년 3월(59), 2월(44) 이후 최저치였다.
특히 수출기업은 55로 8포인트 급락했다. '코로나 쇼크'가 본격화되면서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의 타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업종별로 전방산업인 자동차 업종의 부진으로 전기장비업종에서 지수가 12포인트 급락했고, 자동차(-10포인트), 전자영상통신장비(-3포인트)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비제조업 경기 악화 추세도 이어졌다.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50으로 전월대비 3포인트 내려갔다.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저치다. 산업용 전기와 가스판매 부진으로 전기·가스·증기 업종이 18포인트 하락했고, 건술수주 감소로 건설업이 9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골프장 이용객이 늘면서 예술·스포츠·여가 업종은 지수가 1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5월 전망도 어두웠다. 전산업의 업황전망BSI는 3포인트 떨어진 50으로 2009년 1월(49)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업황전망BSI는 모두 50으로 전월전망 대비 각 4포인트, 2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중 중소기업의 업황전망은 3포인트 떨어져 역대 가장 낮은 수준(42)을 보였다.
기업과 소비자 등 민간의 종합적인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도 전월대비 8포인트 폭락한 55.7을 나타냈다. 2008년 12월(55.5)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계절변동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도 64.5로 6.7포인트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조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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