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3대 포털 탑뉴스 분석결과 네이버가 낚시성 제목이 많았다. 이는 뉴스캐스트 방식을 이용해 언론사들이 직접 클릭경쟁을 벌인 결과로 보인다.”
지난 1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열린 ‘인터넷신문의 신뢰, 문제와 대책’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의 발언이다.
성 원장의 이날 발언은 네이버에 뉴스를 공급한 언론사닷컴과 심사를 통해 뉴스를 공급한 소위 '잘나가는' 주류 인터넷언론사들의 문제점을 지적한 발언이었다.
◆ 주류 언론들의 낚시성 기사가 인터넷신문 신뢰성 저하
현재 네이버에 뉴스 공급을 하고 있는 제휴사는 95개이고, 검색 제휴사가 205개이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전국 3000여개 인터넷신문사 중 가장 많이 낚시성 기사로 문제를 일으킨 인터넷언론사는 네이버 제휴사 95개사 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성 원장은 “이는 트래픽 유도를 위한 소위 ‘제목장사’는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는 모든 언론사에 해당한 문제”라면서 “인터넷신문을 분석결과 여성의 가슴이나 엉덩이 등 신체 부위를 강조한 이미지, 여성 및 남성의 성행위를 암시하는 이미지, 성행위를 암시한 표현 사용 등 선정적인 광고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성 원장은 "포털 기사 장르를 분석한 결과 정치, 경제, 사회 등의 핫한 기사보다 쿨한 연예·스포츠 기사의 비율이 높았다”면서 “스포츠 연예기사는 네이버에 비해 다음과 네이트의 비율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넷신문의 신뢰도 저하 이유로 ▲포털사이트와 제휴된 인터넷신문의 과도한 트래픽경쟁 및 선정적 광고 ▲규모가 영세한 인터넷신문사들의 난립과 취재윤리시스템 부재 등을 꼬집었다. 그는 인터넷신문의 신뢰 제고 방안으로 “인터넷신문사 및 포털 등의 스테이크 홀더들이 직접 참여하는 자율규제기관의 마련과 상시모니터링 시스템을 마련해 저질 인터넷신문을 퇴출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건전한 '독립형 인터넷신문'만 잡으면 된다?
이 같은 주장에 반론을 제기한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수석부회장은 “잘 나가는 언론사닷컴, 뉴스통신사 등도 인터넷신문사의 범주에 들어와 있는데, 오늘 토론은 광고주협회가 집중 문제제기를 한 ‘독립형 인터넷신문’을 타깃으로 문제의 원인을 찾고 대책을 강구하는 것 같아 먼저 유감을 표한다”고 피력했다.
이 부화장은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 한국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 등에서 지난해부터 자율규제제도 도입을 준비해왔지만, 인터넷신문 기자들의 모임인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배제했다”면서 “인터넷매체 3000여개 중 온라인신문협회, 인터넷신문협회 등과 같이 잘나가는 100개 정도의 매체 외 2900여 매체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냥 밝히고 있는 토론자에게도 유감을 표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오늘 비판한 인터넷언론의 선정성, 공정성 등 여러 문제는 대부분 포털에 뉴스를 보내고 있는 인터넷신문(대부분 인신협, 온신협 소속사)을 중심으로 발생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포털에 대해서도 “포털은 법상 인터넷사업자로 규정돼 있다”면서 “법적으로 준수사항이 제시돼 있는데, 고작 기사배열 방침과 기사배열 책임자 정도만 명시했을 뿐이며 방침도 서 너 가지 정도 뿐이다, 그래서 준수사항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희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회장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자리임을 알았다면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한 뒤 "지난 7~8년 전부터 인터넷신문의 선정성, 낚시 등의 문제가 이어졌다”면서 “그 때도 본질인 포털 문제에 대한 대책은 네놓지 않고 똑같이 자율규제를 해야 한다고 하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말했다.
변 회장은 “지금도 똑같이 여성 옷을 벗겨 올려놓고 얼짱 신드롬을 만들고, 외모지상주의로 가고 있는 것이 포털사가 아니냐”면서 “현재 포털이 특정 당의 대선 후보를 부각시키기 위해 올인 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 학계나 언론재단에서 포털이나 비호하고 그랬지, 비판 한번 제대로 했냐”면서 “포털을 자율규제만으로는 절대 안 된다. 포털의 부당한 언론권력을 제도적, 구조적, 법률로 분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 포털에 종속된 인터넷뉴스…지배구조 개선이 시급
지난해 구성된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산하 인터넷신문심의위원회 김정숙 전문위원은 “인터넷신문의 신뢰도 문제는 그 자체만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적으로 큰 틀에서 보면 포털의 지배구조 속에서 인터넷신문의 권리는 커녕 종속돼 사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먼저 이런 포털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게되면, 자율심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포털은 인터넷언론사가 아니고 뉴스서비스업체이지만, 언론범주에서 뉴스 매개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행위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인터넷신문의 신뢰와 문제에 대해 포털도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곽혁 인터넷광고주협회 사업본부장은 “인터넷언론사들이 클릭 늘리기에 급급해 낚시성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면서 “잘못된 보도를 바로 잡기위해 반론보도닷컴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포털에 뉴스가 집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이는 우리나라만의 특징적 사항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포털에서 뉴스 형태가 없어지더라도 언론환경이나 독자환경이 좋아진 것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교수는 “미디어산업은 이용자 산업”이라면서 “수용자가 매체력을 만들기 때문에, 언론의 진실성 있는 신뢰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방청석에서 발언을 한 <대덕넷> 이석봉 대표는 “우리나라도 인터넷이 발달한 것만큼 세계적인 언론사가 나와야 한다”면서 “인터넷언론이 국내시장에만 머물러서는 안되고, 외국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발전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바로 현재 언론진흥재단 역할이 문제”라면서 “노무현 정부 때는 인터넷언론을 어느 정도 지원범위에 포함시켰지만, 이명박 정부들어 와 인터넷신문을 빼 버렸다, 인터넷의 발전방안에 대해서 고민한 것이 아니라 정권 속성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하병주 <뉴스사천> 편집국장도 “지역신문 입장에서 보며 현재 지역인터넷언론의 지원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사이버 기자 퇴출을 위해서라도 지역인터넷신문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를 참관한 장세규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사무총장은 “포털에 서 잘나가는 언론사닷컴과 인터넷언론사들이 저질러온 병폐가 많은 데, 그들이 자율심의위, 광고심의 준칙 등을 언론진흥재단과 함께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이는 자신들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 없이 광고주와 포털의 의존도가 적은 독립형 인터넷신문들의 문제점만 부각시키는 적반하장격 처사”라고도 비판했다.
장 총장은 또 “언론진흥재단은 잘나가는 인터넷언론사 단체와 함께 인터넷신문자율심의기구를 꾸리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억의 예산을 지원했다”면서 “이는 기자협회와 상관 없이 신문협회와 편집인협회 등이 나서 자율심의기구를 구성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국회 문광위 소속위원을 면담하는 등 이런 문제점을 본격적으로 지적해 나갈 것”라고 밝혔다.
한편, 김영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교육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7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한 이성준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인터넷언론 신뢰 구축을 위해 인터넷신문의 지원과 자율규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