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등학생은 의무적으로 채워야 하는 봉사활동 시간이 정해져 있다. 대학 입시에도 봉사활동 점수가 반영되기 때문에 이를 소홀히 할 수 없다.
봉사활동을 의무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청소년 시절 봉사활동의 경험은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인격 형성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봉사활동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복지시설 청소, 사무업무 보조, 행사 지원 등의 형식적인 활동은 봉사의 의미를 퇴색시키기도 한다.
사단법인 성민원 이사장 권태진 목사(군포제일교회 담임)는 봉사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지성, 인성, 영성을 겸비한 리더로 성장하길 바랐다. 의무적인 활동이 아닌 통합적인 복지 교육과 현장 실습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과 나라를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더 나아가 청소년들이 앞으로 살아갈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2000년, '성민청소년복지학교'를 개교했다.
올바른 가치관과 역사관을 가진 지성인 양성
성민청소년복지학교는 청소년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세계관, 바른 역사의식을 갖고 이 시대를 이끌어갈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둔다. 그래서 기수마다 사회복지 강사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2~3명 초빙해 이론교육을 진행한다. 권 목사는 청소년에게 바른 가치관과 분별력을 심어주기 위해 시대를 통찰하는 강사를 직접 추천한다. "성민청소년복지학교에서는 학교, 교육기관에서 얻을 수 없는 것들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강사진들은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키며 자유, 민주, 사랑, 섬김의 가치를 귀히 여기는 것을 큰 자의 덕망으로 삼습니다.
섭외된 각 분야의 저명한 지도자들을 통해 듣는 수준 높은 강의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고 삶의 지표를 높인다. 개교 때부터 지금까지 올바른 가치관과 세계관, 역사관을 심어주는 강의와 복지에 대한 강의는 빠뜨리지 않았다. 그 밖에도 인성, 진로 교육 등의 강의로 '교육을 통한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강의를 듣고 난 후에는 조별 토론을 통해 자기 생각을 조원들과 나누는 시간이 있다. 담당 교사와 조원들이 서로의 의견을 나누면서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함께 성장한다.
노인 공경, 이웃 사랑의 인성 교육
이론으로 배운 것들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느낄 때 배움의 기쁨은 배가 된다.
성민청소년복지학교는 청소년들이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 현장실습을 10시간 이상 진행한다. 성민원 산하기관과 연계하여 지역이나 기관의 제한 없이 장애인 이해, 장애인과의 나들이, 독거 어르신 가정방문, 복지시설 탐방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소외계층을 이해하고 자원봉사가 왜 필요한지, 무엇이 중요한지 깨닫는다.
또한 특별한 체험이 있는 현장실습도 있다. 그중 대표적으로 2006년 7월 강원도 인제 수해 현장에서 피해 주민들과 함께한 복구 작업과 2008년 1월 충청남도 태안의 '삼성-허베이 스피리트(Hebei Spirit)호' 기름 유출 사고 현장에서 돌 사이에 낀 기름을 일일이 닦았던 봉사활동이 있다.
독거 어르신 가정 방문 현장 실습은, 청소년들의 생각을 가장 많이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시대적 변화로 노인에 대한 관심이 점점 무뎌지고 있는 때, 청소년들에게 공경과 돌봄의 마음이 심어진다.
제40기 권민지 수료생은 "무더운 날씨에 혼자 집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시골에 혼자 계실 외할머니가 떠올랐습니다. 독거 어르신 댁 방문을 통해 주변에 외롭게 사시는 어르신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값진 경험을 했습니다. 앞으로 주변에 관심을 가지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것입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 외에도 연탄배달, 광복절 플래시몹 등 시기에 맞는 현장실습을 통해 복지의 참 의미를 되새긴다.
건강한 비전을 품는 청소년
성민청소년복지학교는 개교 후 21년 동안 꾸준히 수료생을 배출해 2020년 1월까지 41회 교육 실시로 5227명이 수료했다. 참여한 청소년 중에는 우연히 한번 참여해 2회, 3회 많게는 중·고등 6년 동안 12회를 참여하는 학생도 있고, 주변 친구들에게 추천해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프로그램 3일 동안 꿈이 없던 청소년들이 비전이 생기고, 나를 위한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살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한다.
제34기 김민욱 수료생은 "이번 성민청소년복지학교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저의 비전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의 비전과 더불어 남을 위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이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로 저 자신과 약속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21년간 지속할 수 있던 원동력
권 목사는 푸르고 큰 뜻을 품은 젊은이들이 잘돼야 가정과 나라가 올바르게 성장한다는 믿음으로 21년간 성민청소년복지학교를 지속해왔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물적, 인적 자원이 필요할 때마다 군포제일교회와 기업이 함께 했다. 군포제일교회 청년들은 교사로 지원해 참가 학생들을 사랑으로 잘 만나주고 있다. 이들도 중·고등학생 때 성민청소년복지학교에 참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얻은 청년들이다. 받은 사랑을 후배 청소년들에게 물려주는 좋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권 목사는 자라나는 청소년이 있는 한 성민청소년복지학교를 계속해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감사할 줄 아는 지성·인성·영성을 갖춘 세계적인 리더를 배출할 계획이다.
성민청소년복지학교는 여름·겨울방학에 진행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031-397-2051로 문의하면 된다.
다음은 성민청소년복지학교 참가 학생의 소감문 전문이다.
제41기 성민청소년복지학교 참가 학생 소감문
고등학교 3학년 안소희
성민청소년복지학교를 여러 번 참가했지만 이번엔 얻어가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1강을 통해 장애의 종류에 대해 알게 되었고, 장애인의 이동권이 아직 많이 부족한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나도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장애인을 무섭게 생각하고 피하려고만 했던 행동을 반성하게 되었다.
2강을 통해선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가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무엇이 올바른 역사인지 깨닫게 되었다.
3강에서는 세계관에 대해 배웠다. 여러 가지 세계관이 있었는데 기억해야 하고 가져야 할 세계관은 성경적 세계관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세계관은 진화론을 믿어 인간을 짐승처럼 여기지만, 성경적 세계관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소중한 존재로 여기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도 성경책을 꾸준히 읽으며 성경적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유익한 강의를 들으니 이번 복지학교 주제처럼 세계를 품는 청소년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둘째 날, 셋째 날 오후에는 독거 어르신 댁을 방문해 명절 선물을 전달해드리고 말벗 봉사를 했다. 제 나이에 시집가신 분도 계셨고, 6·25전쟁 때문에 태어난 지 3일 만에 어머니 품에 안겨 기차 지붕에 타서 피난 가신 분도 계셨다. 외로워 보이시는 분도 계셨고, 71세의 연세에도 매일 만 보를 걸으시며 몇 년 전엔 월미도에서 자이로드롭을 타시는 등 건강하게 지내시는 분도 계셨다. 이틀 동안 다니면서 발견한 건 모든 어르신께서 TV를 보고 계신 것이다. 온종일 TV만 보고 계셨을 걸 생각하니 슬펐는데 그래도 심심하시진 않을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르신들께서 성민원이 있어서 좋다고, 다행이라고, 또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우리나라에 성민원처럼 어르신들을 위해 진심으로 봉사하는 기관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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