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일 각 정당은 표심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지역구 의석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수도권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호남 기반의 군소정당인 민생당은 광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고 정의당은 심야근무 노동자 격려 방문으로 선거운동을 개시하며 정체성을 부각시켰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의 고민정 후보에게 화력을 집중했다. 문재인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한 임종석 전 실장과 문 대통령 최측근 중 한 명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고 후보를 찾았다.
이날 오전 자양사거리에서 진행된 고 후보의 아침인사와 출정식에 참석한 임 전 실장은 유세차에 올라 "오세훈과 광진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어색하다. 곧 떠날 사람으로 보인다"고 겨냥했다. 같은 시각 자양사거리 맞은 편에서는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 측 선거운동원이 유세를 펼치고 있었다.
임 전 실장은 이어 "한 번 발 디디면 떠나지 않고 아이를 여기서 결혼시키며 뼈를 묻을 광진댁 고민정이 아닐까"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과 정책, 숨결까지도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이 고민정"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양 원장은 민주연구원의 총선 1호 정책협약 상대로 고 후보를 선택, 이날 오전 고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정책협약식을 열어 "고 후보는 집권당의, 그리고 대통령의 비장의 무기이자 상징적 카드"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오전 0시 종로구의 한 마트에서 공식 선거운동의 시작을 알린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의 첫 메시지는 '희망'이었다.
그는 "어려움을 함께 견디고 이 위기의 강을 함께 건너는 나눔과 연대의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우리 국민들께서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고통의 계곡을 함께 넘어갈 수 있으리라 굳게 믿는다. 그렇게 하도록 저희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낙연 위원장은 이어 이날 오전과 오후 유세차 거리유세에 나서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례대표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공동출정식을 열어 4·15 총선 승리를 기원했다.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은 "새는 두 날개로 난다고 한다. 지역구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하고 비례대표에서 더시민이 대승을 해서 이 난국을 이겨내야 한다"며 낙승을 기원했다.
통합당은 4년 전의 수도권 참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당에서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첫 합동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했다.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은 첫 공식 선거유세 장소로 경기 권역을 택한 이유에 대해 "후보자 수가 가장 많고 선거의 최종 승부를 좌우할 곳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합동 선대위 종료 후 김 위원장은 경기 권역 후보 지원을 위해 오산시(최윤희 후보)와 용인정(김범수 후보), 광주갑(조억동 후보), 남양주병(주광덕 후보) 등 선거 사무소를 차례로 방문했다.
새로운보수당 출신의 유승민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지역 선거구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날 강서갑(구상찬 후보), 강서병(김철근 후보), 마포을(김성동 후보), 경기 성남시 분당갑(김은혜 후보)을 연이어 방문하며 힘을 보탰다.
전날 오후 11시40분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15 총선은 문재인 정권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목소리 높였던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옥인동 마을버스 종점, 통인시장, 평창동, 부암동 등에서 거리 유세를 이어갔다. 그는 "(정부는) 경제 무너진 것에 코로나를 탓한다"고 강조하는 등 경제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표를 호소했다.
정의당은 정체성 부각에 초점을 맞췄다. 심상정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0시20분께 서울교통공사 지축차량기지를 방문해 심야근무 노동자를 격려했다.
이어 심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이정미 후보가 도전장을 낸 인천 연수구의 송도 농협사거리에서 출정식을 열어 "자영업자를 지키겠다. 노동자를 해고로부터 지키겠다.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 우리 사회적 약자들을 생존의 위기로부터 지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생당은 이날 오전 0시 서울 가락시장에서 파를 나르며 "오직 민생을 위해"라고 각오를 다진 뒤 당의 지역 기반인 호남을 찾았다.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후보자 캠프 순회 일정을 소화했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과 김정화 공동선대위원장 등은 이날 광주 동구남구을(박주선 후보), 광산구을(노승일 후보), 목포시(박지원 후보) 등을 방문했다.
손 상임선대위원장은 "민생당은 광주 5월 정신을 받들어 거대 양당의 극한 정치, 싸움 정치를 끝내고 다당제 연합정치를 이루고자 한다"며 호남 지역에 기반한 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총선 유세는 지난 2016년의 20대 총선 유세보다 대체로 차분하게 진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치러지는 터라 대규모 군중을 동원한 선거 유세는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또 후보들은 유세차에서 연설할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마스크를 쓰고서 유권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김지훈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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