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은 뒤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이르면 이날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태스크포스)'는 전날 송치된 관련 사건 수사를 위해 조만간 조주빈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이 TF를 꾸리는 등 수사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이르면 이날 검찰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주빈 사건은 TF 총괄팀장인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에게 배당된 상태다.
앞서 중앙지검은 전날 TF를 구성하고 성착취 불법 영상물 유포 등 사건에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TF는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을 포함, 관련 사안들에 대해 ▲수사·공소유지 및 형사사법공조(사건수사팀) ▲경찰 수사지휘 및 법리검토(수사지휘팀) ▲범죄수익환수 및 제도개선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재발방지팀) 등을 종합적으로 담당할 예정이다.
조주빈은 전날 검찰에 송치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검찰은 형사소송법상 구속 피의자를 10일간 조사할 수 있고, 한 차례 구속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최장 20일간 구속 수사를 할 수 있고, 이 기간 내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검찰은 경찰에서 넘겨받은 수사기록 등을 바탕으로 조주빈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이번 사건에 적용되는 법리 등을 검토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조만간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신상정보 및 수사상황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날 검찰 송치에 앞서 포토라인에 선 조주빈은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바 있다.
조주빈은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아동 성착취물 등을 제작해 돈을 받고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검거 직후까지 자신이 박사임을 부인하다가 조사 과정에서 이를 시인했다.
그는 스스로를 박사로 칭하며 피해 여성들에게 몸에 칼로 '노예'라고 새기게 하는 등 잔혹하고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n번방 및 박사방 사건 등을 두고 국민적 공분이 높아지면서 대검찰청도 엄정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대검은 지난 24일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에 따라 대검 차장검사 주재로 '성착취 등 신종 디지털성범죄 대응 회의'를 개최했다.
윤 총장은 "이같은 인권유린 범죄는 우리 모두에 대한 반(反)문명적, 반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고, 검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며 "다각적이고,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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