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교회 성폭의 현실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대안은 없을까? 지난 30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전병욱 사태를 보는 또 하나의 시선'에 대한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교회 내 성문제에 대한 여성의 시각과 인권을 논하는 자리였다.
이날 박현철 전도사(예수마을교회 청년부)는 '현장, 목회자의 시선으로 본 전병욱 사태'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지금 전병욱 사태는 '목회자들의 문제'로, 그리고 '일부 교회를 개혁하려는 열정을 지닌 사람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개교회들은 한국교회의 큰 문제들을 대할 때 마다 이것이 자기 공동체의 문제라고 받아들이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병욱 사태는 몇몇 타락한 목회자의 문제가 드러난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 오랫동안 쌓여왔지만 감추어져 있던 성폭력의 문제, 왜곡되거나 흐려진 성윤리의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고 밝히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교회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문제들을 다루고 해결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도사는 "성폭행 문제에 집중해 본다면 교회 내에서의 성담론이 늘 추상적이고 소극적인 형태로 유통되어 왔다는 점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한다"며 "구조적인 문제에서도 여성 목사 안수 같은 큰 목표 뿐만 아니라 교회 내 예배위원 선정의 성비를 맞추는 사소한 노력 등 교회 현장에 적용되는 일들이 있을 때 전병욱 사태는 가십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날 행사에서는 '교회 성폭력, 우리가 기억해야 할 시선'(김선희 기독상담연구소 외래연구원) '성서 속 그 여자, 입을 열다'(유연희 감신대 외래교수,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 '여성, 그리고 피해자 인권'(유리화영 한국 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 소장) '복음주의 '여성' 운동은 왜 없는가'(김애희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한편 전병욱 목사는 삼일교회 내 성추행 사태로 담임목사직을 사임했던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홍대에 '홍대새교회'를 개척해 거센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에 '전병욱목사 성범죄 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 전병욱 목사의 홍대새교회 개척을 반대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