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제 1회 한국교회 목회자 컨퍼런스가 ‘한국교회여, 공동체성과 공공성을 회복하자’를 주제로 14일 오전 10시부터 한국교회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다. 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가 주최했고,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한국기독언론협회가 주관했다. 1부 예배로 한장총 김수읍 목사가 설교를 전했다.
이어 전 총신대 총장이자 코메니우스학회장 정일웅 박사가 ‘한국교회의 위기극복: 새로운 교회연합 방안 모색’을 발제했다. 그는 컨퍼런스 취지를 먼저 밝히며 “현재 한국장로교만 200개 이상 교단으로 분열됐다”며 “한국교회는 분열을 극복해야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교파로 나뉘어져선 한국교회의 미래가 없다”며 “한국교회가 세상에서 빛과 소금으로서 복음 전도 역할을 잘 감당해야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한 쪽에선 한국교회가 없어지길 원하는 집단이 있다”고 밝히며, “우선 그 이유가 뭔지를 반성하는 입장에서 한국교회가 생각해보자”고 강조했다.
우선 그는 “구약에서 교회는 카할, 신약에선 에클레시아”라며 “공통적인 의미로는 하나님이 부르신 그리스도의 백성들”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그는 “부름 받은 개개인이 형성한 공동체가 바로 교회”라고 했다. 이어 그는 “교회 사역의 본질도 삼위일체 하나님의 일”이라며 “하나님께서 성부·성령과 함께 하셨고,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한 사역도 그리스도만이 하신 게 아니”라고 했다. 곧 그는 “하나님, 성령, 그리스도와 함께 하신일”이라며 “그래서 하나님의 일은 공동체적 사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 박사는 “교회 사역은 협력할 때 더 큰일을 감당할 수 있다”며 ‘잠언 4:11-12, 시편 133:1’을 빌려 연합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특히 그는 교회 지도자에게 능력을 부으신 이유로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도, 경쟁을 위해서가 아니”라며 “서로 연합할 때 하나님의 일은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정 박사는 한국교회가 그간 겪었던 분열의 역사를 말했다. 그는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946년부터 시작했다“며 ”지난 60-80년대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해 정치 민주화 운동에 적극 앞장섰다“고 했다. 다만 그는 ”NCCK는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 무조건적 지지만 보낸 경향도 짙다“며 ”기독교의 본질인 전도에도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직 사회투쟁과 인권회복 운동에만 관심 많다“며 ”이들은 한국교회 연합보다 종교 다원주의적 측면에만 머물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민중 신학도 그 일환“이라며 ”복음의 본질을 담아내지 못한 신학“이라고 꼬집었다.
정 박사는 NCCK가 70-80년대 대한민국의 군부 정권에는 저항했지만, 같은 독재 체제인 북한 정권을 향해선 침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들이 군사독재 정권을 향해선 목소리를 높였지만, 북한 독재 정권의 인권유린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NCCK는 한국에 상주한 탈북민들의 인권도 외면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의 부정 및 친북 성향을 다소간 보여왔던 ‘문재인 정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독교 진보 진영이 이처럼 사회 개혁적 측면에 치중했다면, 보수 진영에 대한 정 박사의 평가는 어떠할까? 그는 “기독교 보수 진영은 사회적 개혁적 측면보다 복음 전도에 치중했다”고 긍정하면서 “교세 불리기로 매몰된 측면도 있다”고 했다. 정 박사는 기독교 보수 진영의 대표적 연합체인 한기총이 NCCK의 독단에서 출범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1998년 NCCK는 보수 진영 지도자들과 논의 없이 독자적으로 통일 선언문을 발표했다”며 “오히려 북한의 ‘조그련(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만 논의했고, 이 마저도 북한에서 짜 놓은 각본을 남한에 퍼뜨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이런 통일 선언문이 보수교회의 연합을 뭉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며 “한경직 목사를 중심으로 한기총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기총은 90년대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겪었을 적 쌀을 많이 원조했다”고 긍정했다.
최근 한기총을 중심으로 광화문 집회가 열리는 긍정 평가도 있지만, 정 박사는 “한기총이 보수 기독교를 대표한다는 존재 명분이 상실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기총이 수년 전 대표회장 선거에서 금품살포 의혹도 받았다”며 “최근 이단 시비에 휘말린 군소교회도 가입시켰다”면서 “기존 교회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큰 교단들은 대부분 한기총에서 탈퇴했다”며 “군소 교단들의 집합체라는 오명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한기총이 이렇게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상실하니까, 한국교회연합·한국교회총연합 등이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그는 “한기총과 NCCK 둘 다 한계”라며 “진보와 보수를 복음으로 엮을 새로운 연합체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서로 진보와 보수 간 대립만 한다면 한국교회는 붕괴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하며 “한국교회가 연합을 상실하니, 이단 집단들이 난립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그는 “하나님 나라를 하나로 묶는 교회 연합이 2020년의 새 과제”라고 역설했다.
이에 정 박사는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정책 제언을 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전통적으로 네비우스 선교 정책을 펼쳐왔다. 이는 ‘자립, 자전, 자치’ 정신을 쫓고, 개교회의 자유를 강조한다. 정 박사는 “자유는 좋은 가치”라며 “이것이 침해되는 것을 막아내기 위해 한국 교회는 연합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네비우스 정책의 남용도 문제”라며 “개 교회 성장은 자칫 교회의 대형화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이 “교회 성장 주의로 이어지자 자본주의의 모순인 ‘빈익빈·부익부’를 추동했다”며 “교회 공동체성은 붕괴됐고, 경쟁관계로 격화됐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로서 그는 “미 자립 교회들이 많이 발생했다”며 “사회의 치열한 경쟁을 완화시킬 교회에 자본주의적 경제 정신이 개입했다”고 했다. 특히 그는 “기존 교회들이 협력해야 미 자립교회들이 올곧게 설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개 교회 전체를 아울러야한다"고 했다. 이는 "그리스도안에서 형제 정신으로 양보·절제·사랑 정신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또 그는 “교회는 돈벌이 도구가 아니”라며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하나님이 교회를 세우신 것”이라고 역설했다.
개교회주의 폐해로, 그는 “노회·총회 등이 대형교회와 중·소교회간 힘의 균형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유로 그는 “성도·재정을 갖춘 대형교회가 힘이 세기 때문”이라며 “노회가 대형교회에 간섭하면, 이들은 탈퇴하고 새로운 교단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그는 “대한예수교장로회는 200여개 군소 교단으로 분열했다”며 “각 교단이 경쟁적으로 신학생을 배출해 교세 확장에만 집중했다”면서 "오히려 2000년대부터 한국교회 인구는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게다가 그는 “한국 사회는 목회자 세습으로 교회를 불신하고 실망했다”며 “이기적 종교 집단으로 비춰진 한국교회는 '공공성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교회는 경쟁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며 “경쟁을 극복하는 곳”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실적이 없을지라도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는 칭의·은혜의 원리'를 교회가 가르쳐야한다”며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고 배우는 장이 돼야한다”고 했다. 반면 그는 “교회는 불의를 미워하고, 사랑과 용서를 배우는 곳"이라며 “한국교회는 자본주의 이념에서 벗어나, 그리스도의 용납과 은혜 원리를 적극 실천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논의를 확장해, 정 박사는 지금 한국교회에 필요한 정신을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관용을 주지하며 “이를 위해 성숙한 인격 형성이 필요하다”고 하며 “한국 교회는 이념대립 극복을 위해 힘써야한다”고 했다. 이념대립의 원인으로 그는 “한국교회가 이념 따라 성경을 해석했기 때문”이라며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가치로 이념과 신학을 바라봐야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교회가 이념을 절대시한 게 문제”라며 “이념은 단지 경험을 객관화한 인간적 산물일 뿐”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교리도 교회에서 이단을 배척하기 위한 도구일 뿐, 절대시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가 교리와 이념을 예수 그리스도보다 앞세운 나머지, 이들은 ‘다름’을 정당화한 도구로 전락됐다”고 했다. 특히 그는 “신학도 하나님이 누구이며, 그리스도의 구원과 우리가 믿고 따라야 할 신앙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도구”라며 “성경은 언제나 신학·교리보다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오랜 신학적 논쟁인 ‘예정론’도 ‘하나님의 선택·인간의 책임’ 중 어디에 가중치를 뒀는지에 따라 장로교·감리교로 나뉜 것뿐이라고 했다. 그는 “예정론으로 ‘너는 지옥·천국이 예정돼 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며 “이런 신학을 이념시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학은 하나님의 설명서”라며 “참고서 일뿐 절대적 이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대신학도 새로운 성경 해석을 내놓고 있다”며 “전통적 가치를 고수하는 게 보수신학은 아니”라면서 “참신한 성경 해석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진짜 보수 신학”이라고 역설했다.
나아가 그는 “신학교는 자기만의 테두리에 갇혀선 안 된다”며 “장신, 총신, 고신 등 장로교가 다르면 얼마나 다른지”를 반문했다. 이어 그는 “다를 게 없는데 왜 굳이 나뉘고 분열해서 경쟁적으로 나아가려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신학교는 무작정 신학생만 졸업시키면 '끝'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목회 현장도 안중에 없는 목사 안수가 수두룩하다”며 “목회 현장에서 하나님의 콜링이 있을 때, 목사 안수를 줘야한다”고 했다. 그는 “목사는 라이센스가 아니”라며 “목사는 하나님의 콜링이 분명히 있어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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