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승현 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받고, 사회자를 맡은 릭키 제바이스(Ricky Gervais)가 "세상에 대해 잘 모르면서 수상 소감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지 말라"고 발언을 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던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미니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헐리웃 스타' 미셀 윌리엄스(Michelle Williams)가 낙태를 옹호하는 소감을 남겨 논란이 되고 있다.
생명옹호낙태반대 단체와 보수 단체의 지도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윌리엄스의 발언에 대해 강한 비판을 보냈다.
인기 TV미니시리즈 "포시 버든(Fosse/Verdon)"에 여자 주인공으로 활약해 수상의 영예를 안은 윌리엄스는 이날 수상 소감으로 "여성과 소녀들이 우리의 선택과 관계 없이 우리의 몸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선택이 존중 받는 사회에서 살고 있어서 감사하다"면서 "이러한 여성의 선택권이 없었다면 나는 최선을 다해 살 수 없었고 배우로 일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 선택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낙태에 대한 발언임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윌리엄스는 후속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도 자신이 과거에 대한 개인적 경험에 대해 말하는 것을 거부했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이전에 선택의 자유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면서, 낙태를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를 하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윌리엄스의 이번 발언은 영국 코미디언인 사회자 리키 제바이스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나왔다.
그는 수상자들에게 정치적 이슈에 대한 발언을 삼가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오늘밤 수상하면, 이 시상대를 정치적 발언을 하는 플랫폼으로 사용하지 말아달라"면서 "당신은 어떤 것에 대해서도 대중들에게 강연할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 당신은 실제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발언해 화제가 됐었다.
하지만 제바이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윌리엄스는 정치적 발언을 했고, 그 발언은 참석자들로부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생명옹호낙태반대 단체와 보수 단체의 지도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생명옹호낙태반대 활동가이며 라이브 액션(Live Action)의 설립자인 릴라 로즈(Lila Rose)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이들의 생명보다 가치 있는 트로피는 없다"면서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이들을 희생하는 것은 여성에게 부여된 권한에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기들이 우리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장애물이 아니다"면서 "아기들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더 사랑을 주고, 베푸는 삶을 살아가도록 만들어준다. 그들은 우리의 최선의 꿈의 근원이자 영감의 근원이다. 나는 어머니가 될 수 있는 소중한 은사를 주신 특권에 감사해왔다"고 덧붙였다.
미국 최대 낙태 단체인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의 디렉터로 활동하다 생명옹호낙태 반대 운동가로 변신한 애비 존슨(Abby Johnson)은 "윌리엄스는 당신이 성공을 위해 자녀를 죽일 수 있다고 믿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나는 8명의 자녀들이 있는데, 교육에서나 진로에서나 내가 원하는 목표에 이르렀다. 낙태를 선택하는 것은 여성과 모성의 힘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고한 인간의 생명을 한 줌의 골든글로브 트로피와 바꾸다니 얼마나 슬픈가. 미셀 윌리엄스를 위해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보수적인 작가인 맷 왈시(Matt Walsh)는 "윌리엄스는 임신한 몸으로 무대에 올라가 자신이 아기를 죽인 것을 자랑했다"면서 "돈으로 흥청망청 살고 마약중독에 빠진 나르시스트 참석자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박수를 보냈다. 헐리웃은 오수덩어리(cesspool)인데, 제바이스는 이를 과소평가했다"고 일갈했다.
생명옹호낙태 반대 운동가이자 낙태 실패로 생존한 작가 멜리사 오든(Melissa Ohden)은 "헐리웃 엘리트들이 낙태에 대해 취하는 입장을 보면 이 주제에 대해 그들이 얼마나 지식이 없는지를 보여준다"면서 "임신한 상태에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서 성공했다고 하는 윌리엄스를 보는 것은 슬프다"고 슬픔을 표했다.
이번 윌리엄스의 발언은 38명의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168명의 하원의원들이 낙태를 합법화한 지난 '로 대 웨이드(Roe v. Wade)' 사건에 대해 미국 연방대법원에 재심리를 요청한 가운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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