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강변교회 원로 김명혁 목사와 북한통일연구원 유관지 목사가 ‘화해와 평화의 통일을 염원하며’란 제목으로 대담을 가졌다. 19일 오전 10시부터 강변교회에서 개최됐다. 먼저 강변교회 원로 김명혁 목사는 “창세기 33장에서 야곱과 에서가 화해했던 것”처럼 “남한과 북한이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믿어야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사야에서 이스라엘이 앗수르와 애굽과 연합할 것이라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런 화해의 사역을 주셨다”면서 “‘할 수 있거든 모든 사람과 화평 하라’는 주님 말씀을 기억하자”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에베소서 1장 10절을 빌려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이 언젠가 하나로 통일되게 하실 것”이라며 “이는 예수의 십자가를 본받아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화려한 예배도, 정통 진리 선언도 아니”라며 “요셉이 형들을 끌어안고 울고, 북한 사람들을 끌어안고 운다면, 그것이 바로 진리”라고 역설했다. 더불어 그는 “의인 의식을 가지면 안 된다”면서 “항상 죄인 의식을 가지고 공산당, 무슬림들을 끌어안아야한다”고 당부했다.
북한통일연구원장 유관지 목사는 “예레미야 32장은 바벨론에게 포위된 예레미야를 보여줬다”며 “하나님은 이런 상황에서 예레미야에게 ‘아나돗 밭을 사라’고 명하셨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하나님은 이 땅에 사람들이 집을 짓고, 포도원을 살 것이라 말하셨다”며 “포로기 이후를 준비하라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통일 이후를 준비하라고 말씀 하신다”며 “통일에 대한 비관적 견해보다, 하나님의 초월적 역사를 믿자”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독일 통일은 인간의 합리성이 아닌, 하나님이 초월적으로 개입하셨기에 가능했다”고 역설했다.
하여 그는 “예레미야가 아나돗 땅을 샀듯이, 우리도 하나님이 통일을 반드시 이루실 줄 믿고, 통일 이후를 준비하자”고 전했다. 이를 위해 그는 “교회가 화해·평화 그리고 통일 이후를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그는 “한국교회에 화해, 평화, 통일 영성이 차고 넘쳐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곧바로 강변교회 원로 김명혁 목사, 북한통일연구원장 유관지 목사 간 대담이 이어졌다.
사회자는 ‘김명혁 목사, 유관지 목사가 이북이 고향임’을 주지했는데, 김 목사는 “아버지 김관주 목사는 공산당에 의해 순교 당했고, 11살까지 평양에 있다 월남했다”고 밝혔다. 유 목사도 “황해도에서 태어났는데, 2달 만에 서울·논산으로 와 유년기를 보냈다”며 “나이가 들면서 내 고향 황해도 음식이 입에 맞는다고 생각 한다”고 했다.
사회자는 김명혁 목사에게 “아버지 김관주 목사께서 공산당에 의해 죽었고, 이는 남북한의 사상 대립 속에서 빚어진 참극”이라며 “어떻게 화해와 평화 통일 영성을 추구할 수 있었는지”를 물었다. 김 목사는 “나는 뼛속까지 반일·반공주의자”라며 “아버지는 신사참배 반대로 감옥 가셨고, 공산당에 의해 죽으셨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학 이후 총신대에서 강의할 때 까지 그런 기조였던 김 목사는 “예수님과 신앙선배들이 보여준 용납과 긍휼을 배우며, 친북·친일·친 무슬림이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회자는 “화해를 말하기 전 곪은 상처를 극복해야 하지 않나요”라고 되물었다. 이에 유관지 목사는 “나도 철저히 반공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그는 “이를 극복하게 된 계기는 바로 대북협력 차 북한에 갔을 때”라며 “느낀 점은 북한 사람과 진실과 성의만 통한다면 된다고 생각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그는 “진심으로 이들을 대할 때 북한과 남한 사람이 통한다고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디딤돌 삼아 그는 “화해·평화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에서와 야곱처럼 둘 사이에 얼마나 갈등이 있었는지”를 되묻고, “그러나 하나님의 개입으로 갈등이 풀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는 “남과 북 사이의 화해는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회자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이후 남·북·미간 화해, 평화, 협력 흐름을 탔다”며 “그러다 관계는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국교회가 화해를 말하기보다, 사회 갈등의 진원지처럼 비춰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관지 목사는 “2018년 통일이 이뤄질 것처럼 말했지만, 너무 쉽게 흥분하고 쉽게 식었다”며 “간곡하게 말하고 싶은 건 길게 보자”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쉽게 흥분하지도, 절망할 것도 아니”라며 “하나님의 역사는 길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그는 “교회가 화해보다 증오를 부추기는 것은 지양해야한다”며 “화해의 모범을 보여야한다”고 말했다.
사회자는 “남북의 평화를 강조하면 통일에 대한 열망이 국민들 마음속에 강렬해야 하는데, 반대로 통일 의지가 약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여 그는 “평화와 통일이 같이 이뤄질 수 있을지”를 물었다.
김명혁 목사는 “세상엔 올바른 정치, 신학도 없다”며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의 복음만이 답”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남한만이 잘되는 이기적인 정치는 답이 아니”라며 “십자가의 복음을 지녔던 신앙의 선배들을 봐야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야곱과 에서처럼 끌어안고 울었듯이, 성경대로 가야한다”며 “반공, 반북이 아닌 끌어안을 수 있는 십자가 복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때려 부셔야 한다는 정신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어 그는 “북한 사람들을 순수하게 돕는 인도주의”라며 “우리는 정치가 아니”라고 역설했다. 이럴 때 그는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고, 그들이 변화하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사회자는 “김정은 북한 정권의 붕괴론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며 “전문가들은 그렇게 해서 통일이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고 되물었다.
유관지 목사는 “1990년대 흡수 통일론이 대두였지만, 2000년대 들어 전문가들은 독일은 흡수통일이 아닌 절차를 밟아 서서히 연방제로 이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신앙의 눈으로, 북의 입장도 생각해봐야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교계에서 화해·평화·통일을 좌파로 모는 사람들이 많다”며 “우리는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이에 사회자는 “남북이 상처받지 않고 통일할 수 있는 방안”을 물었다.
유관지 목사는 “초월적인 하나님의 개입”을 강조하며, 곧바로 김명혁 목사는 “우리는 니느웨로 가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인도에 순종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하나님은 니느웨 사람들, 모든 육축 짐승들까지 사랑으로 품고, 회개를 전파하라고 하셨다”며 “요나는 자기 생각에 갇혀 끝까지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수님은 건강한 사람이 아닌 죄인을 부르셨다”고 강조했다. 하여 그는 “지금이라도 아프간, 북한에 가서 이들을 끌어안자”며 “단지 몇 사람이라도 끌어안으면, 그 마음은 북한 전역에 널리 전파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관지 목사는 “하나님은 한국교회에게 니느웨로 가라고 하셨다”며 “그러나 현재 다시스로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니느웨의 교훈, 사마리아를 품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본 받자”고 당부했다.
사회자는 “한국교회가 통일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유관지 목사는 “통합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통합의 진정한 의미로, 그는 “정권, 영토라는 물리적 통일이 아니라 마음의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독일이 통일한 이후에도 동서독 주민 간에 불화가 심했다”며 “마음이 안 통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한국이 독일 통일에서 배워야 할 점은 ‘마음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사회자는 “한국교회의 통일에 대해 해줄 말”을 물었다. 김명혁 목사는 “한국교회가 잘못 가고 있는데, 너무 극 보수 극 진보로 갈라져 ‘태극기 부대, 반 태극기 부대’로 양분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남북 간에 화해·평화·통일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남·남 갈등을 해결해야한다”며 “한국교회 연합체 지도자들이 만나서, 같이 울며 의논할 수 있어야한다”고 촉구했다.
유관지 목사도 “한국사회의 제일 큰 문제는 남·남 갈등”이라며 “특히 진영 논리에 매몰된 부분이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 사회 풍조 심지어 우리 사고까지 교회를 부정적으로만 보는데, 긍정적 인식도 필요하다”며 “여기에 소망을 두고 일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사회자는 “우리 정부의 남북협력과 북미 관계에서 조언”에 대해 물었다. 김명혁 목사는 “너무 정치가 친북이나 반북 그러지 말자”며 “양면을 포용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나 그는 “신학자 존 스토트는 ‘양극을 붙잡는 역동적 포용성’을 강조했다”며 “정치인들이 이를 붙잡아야한다”고 당부했다.
유관지 목사는 “정권이 바뀔 때 마다 통일문제가 큰 폭으로 변화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그는 “일선 공직자도 당황 한다”며 “정권에 따라서 안 바뀔 수 없지만, 통일 정책의 근본 틀부터 안 바꿨으면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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