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지난 6개월간 시위사태를 겪으면서도, 지난 24일 총 452석의 구 의원를 뽑는 선거에서 민주파가 385석으로 85.2%를 차지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친중파의 참패이며, 홍콩 시민들의 중국과 홍콩 행정 정부에 대한 반감의 표출로 보인다.
이는 지난 6개월 동안 홍콩 시위에 대한 폭력과 폭압에 대한 강한 반대성 반응으로 나타난 것이다. 현재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지 20여년 만에 ‘중국화’를 이뤄 가면서, 1세기 동안 자본주의와 민주화를 맛본 홍콩 시민들은 이를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은 중국 남부 해안 지역으로, 19세기 중반 영국과 중국의 아편전쟁 이후, 1898년 영국에 할양되었고 99년간 조차권을 얻어 영국이 지배해왔다. 그러던 것이 지난 1997년 7월에 중국에 반환되었다.
홍콩은 1세기 동안, 금융업과 국제 무역을 통하여 중국 본토와는 비교도 안 되는 큰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고, 국민소득도 6만 달러로 아시아에서는 최고였다.
현재 홍콩은 중국에 의한, ‘홍콩특별행정기구에 관한 기본법’에 의하여 행정장관에게 행정권을 부여하고 있고, 입법권은 60명의 의원이 봉사하고 있으며, 이번에 선출된 구 의원들은 지역 현안에 대한 자문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위치의 인물들이 선출되었다.
홍콩에서 시위가 벌어지게 된 계기는, 홍콩 입법회 본회의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을 통과시키면서부터이다. 즉 홍콩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중국에도 범죄자를 보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반발이 생긴 것이다.
현재 홍콩은 ‘1국가 2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것이 언제까지, 얼마나 지켜질 수 있는가의 시험대에 놓여 있다. 또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고 있다. 홍콩의 외교업무는 중앙정부와 중국 외교부가 담당하나, 외국과의 경제, 문화적으로는 중국 본토와 분리된 관계를 유지하는 등 복잡한 양상이다.
이번에 홍콩의 지방 선거에서 민주파가 85.2%를 차지하여 압승한 것은, 홍콩의 중국화를 반대한다는 의미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다른 체제끼리 어울리기 어려운 것인데, 공산 정부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로 서구화된 홍콩이 2체제를 불협화음 없이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이에 대하여 국제 사회도 홍콩에서 벌어지는 시위와 무력적 진압에 대하여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홍콩이 장기적인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기를 바란다면서,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 ‘홍콩인권법안’에 서명을 했고, 이를 두고 중국 정부는 내정간섭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과거 홍콩이 중국의 영토였다고 하여도, 홍콩은 지난 1세기 동안 중국본토와는 다른 정치와 경제, 법률 체계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1국가 2체제에 대한 보다 확실한 안전한 보장이 없다면, 이에 대한 반발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홍콩 사태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도 현재 여러 가지 시험적인 정치 행태로 가려는 시도들이 엿보이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것이다. 상대편이 변할 미동(微動)도 하지 않는데, 우리만 자꾸 무장해제를 하고, 체제 변화를 마치 구걸을 하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홍콩의 시위나, 지방선거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을 간단히, 쉽게 볼 것이 아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도 무리한 국가 정체성 변화와 체제를 혼합하려는 강요가 있게 된다면, 국민들의 저항은 홍콩의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할 것이다.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마치 물과 기름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물과 기름을 억지로 하나로 만들려고 할 때에는 강한 화학적 반응이 나타나게 될 것을 고려해야 한다. 지구 역사에서 이미 사회주의, 공산주의는 종말을 고한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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