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명성교회의 800억 원 비자금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회관 앞에서 26일 오전 11시부터 열렸다. 명성교회 평신도 연합회(대표 정태윤 안수집사)가 주최했다. 이들은 “명성교회는 약 800억 원의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불법 비자금 문제에 대해 명성교회 당회와 노회가 철저히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이들은 “작년 10월 9일 MBC PD수첩에서 800억 비자금과, 외화밀반출에 대한 의혹 제기를 했다”면서 “아직 돈의 조성 경위 및 목적·규모·구체적 사용처·관리 실태에 관한 명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여 이들은 “성도들의 헌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밝혀야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김정곤 판사)의 2017년 1월 12일 판결문을 빌렸다. 그들이 인용한 서울동부지법 판결문은 “명성교회가 특별한 적립목적이나 사용용도도 정하지 않고, 10여년이 넘는 장기간에 걸쳐 합계 80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이월적립금을 교인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채 조성하여 온 것은 일반적인 교회재정 운영의 모습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교회 헌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K집사의 녹취 파일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K집사는 김삼환 목사에게서 매월 급여를 직접 받고 이 일을 했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지금 현재 이런 문제를 작년 8월부터 장로들에게 알려, 교회 내에서 조용히 수습하려고 노력했다”며 “올해도 여러 장로들에게 건의 했지만 무산됐다”고 전했다.
하여 이들은 “명성교회는 K집사의 양심고백을 철저하게 감사하라”며 “서울동남노회는 김삼환 목사의 헌금절취에 의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서 밝혀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들은 “명성교회 당회와 서울동남노회, 통합총회는 감사위원 명단에 명신연과 명정위가 요구하는 감사위원을 임명하라”면서 “이 모든 감사 경위를 투명하게 밝히고 비자금을 교회에 환원하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이들은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불법적 비자금 문제와 불법적 세습에 대해서 인정하고 하나님께 회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25일에는 명성교회로 분란을 빚은 서울동남노회가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회관에서 개최됐다. 수습전권위(위원장 채영남 목사)가 개최한 이번 수습 노회에서는 서울 동남 노회장으로 최관섭 목사(진관교회)가 선출됐다.
최 목사는 2017년 가을 노회에서 노회장으로 선출됐지만, 6개월 만에 총회 재판국이 무효 판결을 내려 직무가 정지된 바 있다. 당시 노회장은 부노회장이었던 김수원 목사가 승계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수습노회를 개최한 수습전권위원회는 명성교회 사태로 갈라진 서울동남노회의 양측을 중재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러나 양측의 화해는 이뤄지지 않았다.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했던 김수원 목사를 포함한 서울동남노회 비대위 측이 불참한 가운데, 서울동남노회 수습전권위는 수습노회를 열었다. 그리고 9명의 임원이 선출됐다.
이번 신임 노회 임원은 예장 통합 총회가 열리는 가을까지 약 3달간 임기를 채운다. 서울동남노회에 소속된 목사 258명 중 131명이 참석했고, 장로 124명 중 70명이 참여했다. 과반으로 서울동남노회 수습노회는 개최됐다. 투표 결과 노회장은 192표, 목사부노회장 191표, 장로부노회장 190표를 획득해 과반 선출됐다.
채영남 목사는 설교에서 “주님께 피 땀 흘려 세우신 공동체에 마귀가 틈타 분란이 일어났다”며 “이런 와중 교회 공동체는 무너지고, 이단들이 득세하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그는 “주님이 십자가 지시고 우리를 섬기신 것처럼, 우리도 종이 되어 서로를 섬기자”며 “이런 섬김을 통해 노회 임원을 선출하고 노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명성교회 문제는 깨끗이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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