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일본 동경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에서, 스콧 모리스(Scott Morrison)호주 총리는 종교자유 보호법 제정 추진 의사를 확고히 밝혔다. 종교적 신념을 표명했다 지난 4월 10일 퇴출당한 호주 럭비 스타 폴라우 사건을 두고 나온 말이었다.
6월 28일자(현지시간) 호주 인터넷 매체 Dailymail에 따르면, 호주 총리는 “이는 '종교를 이유로 한 고용차별과 괴롭힘'”이라며 종교자유 보호법 제정 추진 이유를 전했다.
폴라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다 “죄 가운데 사는 당신이 회개하지 않는다면 지옥이지만, 예수님은 당신이 돌이킬 때까지 기다리시고,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신다“는 글을 올렸다가, 호주럭비협회로부터 퇴출당했다. 갈라디아서 5장 19-21절을 인용한 말이었다.
호주 총리는 이를 두고 “단지 종교적 신념을 표명했다는 이유로, 인사 상 불이익을 주는 건 역차별”이라고 반발하며, “종교·표현의 자유가 핵심인 호주에서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종교의 자유는 호주의 주춧돌 중 하나”라며 “우리는 종교차별금지법 제정에 헌신할 것이며, 지금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독교 신념을 밝혔다가 이에 대한 고용상 불이익과 차별을 막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동성애에 대한 비판발언으로 형사 처벌했던 기존 차별금지법이 그 반작용으로 위축시켰던, 종교적 신념의 자유를 확보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한 셈이다.
폴라우는 당시 고린도 전서 6장 9-10절의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느냐. 미혹을 받지 말라. 음란하는 자나, 우상 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탐색하는 자나, 남색(남성간 성행위)하는 자나, 도적이나, 탐람하는 자나, 술 취하는 자나, 후욕하는 자나, 토색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는 포스팅을 남겼다. 문제는 여기서 발단됐다.
협회는 이를 문제 삼아 ‘성적취향 차별금지 위반’이라며 폴라우의 선수생활을 종결시켜버렸다. 호주럭비협회의 랄렌 캐슬(Raelene Castle) CEO는 “‘성적취향과 무관하게 모든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호주럭비협회 선수 규정을 위반했다”며 “이를 무시하고 SNS에 올려 심각한 위반 행위를 했다”며 징계 이유를 밝혔다.
당시 호주 언론들도 “동성애자들이 지옥에 간다는 식으로 폴라우가 포스팅을 올렸다가 징계 받았다”는 식의 편향된 보도를 내놓았다. 그러나 폴라우가 포스팅 한 것은 성경 구절이지 동성애자들을 향한 혐오가 아니었다.
이들은 폴라우가 포스팅한 성경 구절이 모두를 향한 메시지임을 외면하고, 그 안에 담긴 동성애자 부분만 주목해 징계에 착수한 것이다. 설사 협회가 동성애를 문제 삼았다 해도, ‘동성애는 죄'임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할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 결과이기도 하다.
이에 폴라우는 “하나님의 뜻이라면 그렇게 되길 바란다”며 “그분의 계획을 절대적으로 신뢰 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호주인으로서, 우리는 종교·표현의 자유를 표명할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다”며 “기독교 신앙은 내 삶의 이유이며, 말씀을 전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면서, “종교적 신념을 지킨다는 이유로, 팀을 위해 플레이하지 못하도록 막아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한편 호주의 또 다른 럭비 선수 케레비도 부활절을 맞아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는 말씀과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 감사합니다. 사랑해요"라는 글을 올렸다가, 폴라우 지지자라며 공격 받은바 있다.
이번 호주 총리의 발언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려는 세계적 추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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