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3일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을 소환, 피의자 신분으로 강도높게 조사했다.
검찰은 또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을 5일 오전 10시 대검 중수부 조사실로 소환 조사한다. 검찰은 정 의원의 신분을 참고인성 혐의자라고 전했다.
합수단은 이 전 의원도 참고인성 혐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으나 조사 개시 직후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이 전 의원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했다.
수사팀은 이 전 의원을 상대로 17대 대선 직전인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등으로부터 총 6억원 안팎을 수수했는지와 대가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합수단은 이 전 의원을 상대로 임 회장이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과 정황을 제시하며 이 전 의원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은 임 회장을 만나 금품을 받은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순한 후원금 명목이었다며 대가성은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합수단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이 충분히 해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임 회장 외에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도 금품을 건네받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임 회장과 김 회장이 대선을 전후해 '보험금' 명목으로 돈을 건넸으나 이 중에는 금융당국 검사 완화 등 구체적인 청탁도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은 임 회장 등을 만난 이후 따로 청탁을 받지는 않았고 설령 청탁이 있었더라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수사팀은 솔로몬저축은행과 미래저축은행이 금융당국 검사와 영업정지를 회피하는 과정에서 이 전 의원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관련 법리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합수단은 구속수감 중인 임 회장과 김 회장을 각각 불러 따로 조사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이 전 의원과의 대질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청사에서 대기 중이다.
합수단은 이와 함께 이 전 의원이 과거 사장으로 재직했던 코오롱그룹으로부터 자문료 형식으로 받은 1억5천만원의 성격도 추궁했다. 수사팀은 이 돈이 정상적인 회계처리가 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 전 의원은 정상적인 자문료로 받은 돈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합수단은 이 전 의원실 직원 계좌에서 발견된 뭉칫돈 7억원의 출처에 대해서도 직접 확인 작업을 벌였다.
합수단은 이날 밤늦게까지 이 전 의원을 조사하고 일단 돌려보낸 뒤 정치자금법 위반 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서초동 대검청사에 출석해 "정말 가슴이 아프다.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말한 뒤 곧장 11층 조사실로 향했다.
합수단은 이어 정두언 의원을 소환해 역시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와 대가성을 추궁할 계획이다.
정 의원은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전 이모 총리실 실장의 주선으로 만난 임석 회장을 2008년 초 이 전 의원에게 소개해줬으며, 이후 임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의원은 금품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어제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던 총리실 실장은 임석 회장을 정 의원에게 소개해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정 의원이 돈을 받았다는) 해당 의혹도 우리가 수사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합수단은 그러나 저축은행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이 있는 박지원(70)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아직 소환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