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최근 제3회 생명사랑 목회포럼 ‘한국교회 - 자살 유가족의 상처 어떻게 돌볼 것인가?’란 주제로 세미나가 여전도회관 2층에서 열렸다. 한국생명의전화가 주최했다.
주제강연으로 ‘한국교회- 자살 유가족의 상처 어떻게 돌볼 것인가?’란 주제로 황봉환 전 대신대 총장이 발제했다. 우선 그는 “가족 중 자살자가 있다면, 분노를 표출 한다”며 “분노의 출구를 찾기 위해, 주변의 친지,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불신자의 경우 하나님을 향한 소망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도 덧붙였다. 다만 그는 “신앙인의 경우도 분노는 마찬가지”라며 “‘왜 하나님께서 죽음을 막아주지 않으셨는가?’란 질문에 매몰돼, 스트레스로 인한 상처는 장기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자살자의 가족들이 당하는 수치심은 매우 크다”며 “그리스도인에게도 똑같이 수치심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즉 그는 “그리스도인들은 ‘믿음이 없어서’, ‘신앙 교육을 못 받아서’, ‘불륜을 저질러서’ 등 부정적인 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일반인들이 갖는 수치심보다 더할 수 있기에, 적절한 심리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자살자 가족 중 타인의 악한 말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들이 많다”며 “성경은 악한 말로 남을 비난하거나 상처와 고통을 주는 자에게는, 엄중한 심판이 있다”고 전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가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마 5:22)
이에 그는 “교회는 자살자 가족의 슬픔 및 아픔에 경청과 공감을 지녀야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경청이란 상대방의 말과 상황을 무조건적으로 들어주는 것”이고, “공감은 상대방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랑, 헌신, 나눔, 베풂, 경청, 공감을 가장 강조하는 곳이 교회”라며 “역설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하고, 시기하고, 무시하고, 험담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이 또한 교회”라고 지적했다. 하여 그는 “이제 교회는 공감과 경청을 실천하는 성별된 장소로 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더구나 그는 “교회는 유족들이 자살자를 잘 돌보지(Care for) 못한 죄책감을 떨치고, 포옹·화해·용서로 상처를 치유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죄책감을 느낀다면, 잘 돌보지 못한 점을 하나님께 회개하고 은혜로 나아가야 한다”며 “회개는 하나님께 죄를 고하고, 회복을 경험케 하는 은혜의 수단”이라고 밝혔다.
가령 그는 요셉과 형들의 화해·용서 이야기를 전하며, 인간의 헤아림을 넘어선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와 은혜를 덧붙였다.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니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를 바로에게 아버지로 삼으시고 그 온집의 주인으로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통치자로 삼으 셨나이다“(창 45:7-8)
그는 “요셉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과거의 아픔을 재해석 했다”며 “과거의 아픔과 상처 가운데 함께 하신, 하나님의 위로와 뜻을 재발견”하면서 “분노와 고통이 아닌 오히려 가해자인 형제들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사명자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요셉과 그 형제들은 아픈 상처를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치료받았다”며 “요셉은 상처를 받았지만 상처를 발판삼아, 상처받은 자만이 진심으로 위로할 수 있는 동병상련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교회의 적극적 목회 상담적 치유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살자가 죽음을 택한 후 많은 교회들은 유가족들을 외면해 왔다”며 “그들의 아픔과 자살자의 장례에 무관심하고, 교회묘지에까지 매장을 금지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자살자 유가족들을 이해하고, 공감해 지원하기보다 고정관념으로 차별해 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목회 상담은 큰 유익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자살자 유가족들은 자신의 상처와 분노를 감추려는 경향이 짙다”며 “그런 만큼 그들의 분노와 언어 표현을 깊이 공감하고, 적극 지지하는 태도로 경청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인간 생명의 주인이시고, 구원자, 치유자 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위로와 평안을 얻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왜냐면 그는 “오직 예수만이 참된 평화와 위로 되신다”며 “마음에 근심도 두려워 말라고 말씀하신 예수의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한복음 14:27)
한편 그는 “유가족들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받은 조롱, 비난, 부당한 대우로 인해 잘못된 믿음체계에 사로잡힐 수 있다”며 “세상의 모든 현상을 경쟁적이고 투쟁적으로 바라보고 행동하려 한다”고 했다. 따라서 그는 “이러한 생각과 사고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신뢰하고 이웃들도 우정과 사랑의 관점에도 보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하나님은 신자든 불신자든 자기를 찾는 자 모두를 만나주시는 분”이라며 “사랑의 하나님이고, 거절하지 않으신다는 믿음을 심겨주도록 상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인간의 방법으론 자살자 유가족들의 상처를 완전히 치유할 수 없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간은 치료(treatment)를 위한 방법론을 사용 한다”며 하나님은 심리, 육체, 영적인 고통과 상처를 치유(healing)할 수 있는 분“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그는 ”학문적이고 이론적 접근“보다 ”한국 교회는 그들에게 다가가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고, 그들을 치유해주시길 원하는 분’임을 알도록 해주는 실천“을 당부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