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2019문화선교컨퍼런스가 ‘교회, 문화, 그리고 미래’라는 제목으로 25일 오전 10시부터 대학로 동숭 교회에서 개최됐다.
인사말로 임성빈 장신대 총장은 “목회의 핵심은 이 시대 삶 속에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소통하는 것”이라며 “이론이 아닌, 구체적 삶에 체화된 복음을 알려줌으로, 하나님 나라를 합력해 이루자”고 당부했다. 이렇게 된다면,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을 것”을 그는 긍정했다.
기조 강연으로 동숭 교회 서정오 담임 목사가 전했다. 그는 “동숭 교회 장로 중 한분이 바로 승효상 건축가”라고 전했다. 승효상 건축가는 서울시청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로, 손꼽히는 한국의 건축가 중 한명이다. 이어 서 목사는 “사람이 집을 짓지만, 집이 사람을 만들어간다”는 승효상 건축가의 말을 빌리며, “동숭 교회를 단순 예배당이 아닌 문화 선교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즉 그는 “동숭 교회는 도심지의 수도원, 곧 현대인들이 퇴근 시간에 술 먹으러 가는 대학로 문화 속에서 조용히 기도를 하고 쉼을 누리는 곳”이라 전했다. 하여 그는 “교회가 주위 환경을 건강하게 바꿔 가는 것이 바로 문화선교”라 밝히며, “말씀의 생활화, 문화화”를 강조했다. 이를 통해, 그는 “너와 내가 서로 건강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게 문화선교의 목표”라고 재차 말했다.
끝으로 그는 신학자 폴 틸리히의 말을 인용해, “문화는 종교의 표현이고, 종교는 문화의 콘텐츠”라면서 “황금 같은 복음의 진리를 현대인들에게 잘 전달하는 소통의 도구가 바로 문화”라고 역설했다.
이어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장이 ‘2019 문화트렌드, 한국사회 문화변동과 문화선교의 미래’를 발제했다. 그는 “개인주의 일변도로 흘러가는 문화에 대해, 한국교회는 선도적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가령, 그는 “욜로(YOLO),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워라벨(Work And Life, 일과 삶의 균형) 등이 요즘의 현상”이라며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소비로서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문화적 경향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런 시류가 현세주의, 물질주의, 쾌락주의, 다원주의로 흘러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하나님 나라는 쉼, 안식, 은혜, 공공성의 개념”이라면서 “현재 포스트모더니즘 가치와 하나님 나라 가치는 충돌하고 있는 현장에서, 한국교회는 위태롭다”고 밝혔다.
한국교회가 이런 시류에 제대로 대응 하지 못한 이유는 무얼까? 백 대표는 “한국사회가 교회에 요구하는 공공성에 제대로 복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지적하며, “젊은 세대는 한국교회가 사회를 변화시키고, 지역 사회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하여 그는 “한국 교회는 이들의 모습을 비판하기보다, 적극 충족시켜 주는 게 바로 미래 목회의 과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그는 “1980-2000년대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들은 인구의 21%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들은 휴식, 여행, 취미에 관심이 많으며, 판단의 기준은 ‘이 일이 과연 내 삶에 도움이 되는지’”라고 분석했다. 또 그는 “공정하지 않은 사회를 향해, 촛불을 들며 강한 저항감을 표출 한다”며 “교회의 수직적, 권위적 의사결정 구조에 불만이 많음”도 전하며, 밀레니엄 세대의 특징을 진단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청년 1인가구가 증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전도의 접촉점이 고립되고, 동시에 교회 안 청년 세대들의 영적 고립”에 우려를 표명했다. 때문에 그는 “교회가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 쉐어 하우스(Share House) 등, 다음세대들에게 공동체성을 적극 제공해야 함”도 역설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2017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이하, 기윤실)의 통계를 빌려 논의를 진전시켰다. 그는 한국교회는 전반적으로 “구원확신, 예수 재림, 유일신앙이 감소됐음”을 밝히며 “신앙의 정체성이 약화된 것”이라 전했다. 재차 그는 “이혼, 음주, 혼전성관계, 혼외성관계 수치가 증대됐다”며 “기독교인들의 윤리의식이 비 기독교인들과 근접했음”을 밝혔다. 이로 인해 “비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인들을 향해, ‘말과 행동에 대한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가령 그는 “1960-70년대 영화 ‘별들의 고향’처럼 사회를 계몽하는 기독교 이미지”에서 “2000년대 영화 ‘친절한 금자씨’, ‘도가니’가 보여주듯, 교회에 대한 담론은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제시한 통계에 의하면, “‘교회는 지역사회에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비율이 기독교인 중 47.7%”라며 “비신자들은 봉사활동 인식이 1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비종교인들은 기독교인들의 대사회적 문제의 관심도가 낮다고 생각 한다”고 꼬집했다.
논의를 확장해, 백 대표는 한국교회의 공공성 부재가 역설적으로 ‘초월적 영성’의 부재로 인한, 물질주의에서 발생됐음을 주장했다. 그는 “천국 신앙, 예수 재림 등 신앙의 초월성이 약화돼, 윤리적 문제가 빈번해진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그는 “성적 탈선, 세습, 비리 문제 등 교회 윤리의식이 추락하게 되는 악순환”을 꼬집었다.
그러나 그는 “2017년 한목협 조사 결과, 비신자들은 한국교회에 여전히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여전히 한국사회는 교회가 공적 역할을 감당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결국 백 대표는 ‘종교의 사사화(Privatization)’를 문제 삼으며, “공적 영역에서 한국교회가 골방으로 들어가는 경향”으로 인해 "도리어 비 종교인들이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독일 사회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를 빌려 ”종교 공론장에서 상호소통 가운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다시 말해 그는 ”소비문화, 물질주의에 오도된 현대인들에게 종교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며 ”아울러 공동체성 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그는 사회학자 ‘Jose Casanova’를 빌려, “종교가 게토화 된 종교가 아닌, 공공을 지켜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재차 밝혔다.
그렇다면 쾌락에 물든 현대인들에게 교회는 어떤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는 “현대인들은 제도 종교에 관심은 없어도, 영성에 대한 깊은 갈망을 가지고 있다”며 “삭막한 도시 속에서, 교회는 영성의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령 그는 “서정오 목사가 말한 동숭 교회처럼, 교회가 쉼과 안식을 제공해 주는 문화 선교 역할을 감당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교회는 이웃과 사회를 섬기는 공공선의 회복이 요청 된다”며 “이를 위해 도리어 ‘초월적 영성, 공공성의 회복’이 요구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한국교회는 진정성 있는 소통과 역량 강화가 요구 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그는 “일방성에서 자발성으로 확대(공동체 비전 확립), 교회 재정 및 정책의 투명성 확보(공청회, 열린 당회) 등이 요구 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신앙의 정체성 확립”도 말하며, “이를 통해, 물신숭배, 소비문화, 쾌락주의를 극복할 수 있음”도 제시했다. 나아가 그는 “‘믿음은 뿌리, 문화는 열매’”라면서, 문화선교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백 대표는 “다양한 문화 선교를 통해 복음 전도의 가능성과 외연이 확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중문화에 대한 악마화를 지양해야 한다”며 “반면, 무비판적 소비도 지양해야 함”도 덧붙였다. 때문에 그는 “문화에 대한 올바른 해석과 더불어, 문화 속에 하나님 나라 복음을 침전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교회는 사사화(Privatization)를 극복하고, 게토조직에서 벗어나 사회와 함께하는 하나님 선교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그는 “성과 속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지역에서 만인제사장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며 “이처럼 교회는 공적 가치 역할을 부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주상락 박사(서울신학대)가 ‘교회의 새로운 표현들’을 발제했고, 이어 성석환 교수(장신대)가 ‘후기 세속시대, 한국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발표했다. 뒤이어 여러 선택강의가 이어지며 오후 5시에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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