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김명혁 강변교회 원로목사와 박종화 경동교회 원로목사가 남강 이승훈 선생을 주제로 21일 오전 10시에 강변교회에서 대담을 가졌다. 3.1운동 33인 대표 중 한명인, 남강 이승훈 선생. 기독교적 민족정신을 지닌 리더를 기르기 위해 지금 시가 100억 원의 사재를 털어 오산학교를 설립했다. 김명혁 원로 목사에 의하면, 한경직 목사가 오산학교 출신이라고 한다.
먼저 박종화 경동교회 원로목사는 “3.1운동 민족대표 33인에 참여했던 이승훈 선생은 16인 기독교 지도자들을 규합하는 등 정치적 역량이 뛰어났다”며 “그러나 정치적 욕심은 없었고, 오직 민족을 위해 후진 양성에 힘썼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민족 해방이라는 대의를 위해, 기독교만이 아닌 모든 종교가 연합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셨다”고 긍정했다. 즉 그는 “기독교 신앙을 가졌지만, 큰 그릇으로 민족 해방이란 대의를 위해 천도교와 협력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당시 33인 민족 대표 중, 기독교 지도자 16인 사이에서 “독립청원으로 할 것인지, 독립선언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이에 박종화 목사는 “이승훈 선생은 ‘독립선언’으로 하여, 우리 민족이 일제로부터 자주적 독립을 추구해야 함을 주장했다”고 했다.
아울러 박 목사는 “이승훈 선생은 철저히 예수의 정신을 따라, 평화, 비폭력 사상을 추구했다”며 “이는 원수를 갚는 개념이 아닌, 비폭력으로서 원수를 삼켜 악을 녹여 내리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계승한 것이, 바로 “오산학교였다”며 “비폭력, 평화, 사랑을 담지한 민족의 리더를 함양하려 했던 큰 그릇”이라고 박 목사는 평가했다.
김명혁 목사도 이승훈 선생에 대해 “민족주의를 표방했지만, 예수 믿은 후 배타적 민족주의를 내려놓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조선을 압제했던 일본인들조차 예수의 마음으로 사랑한 이승훈 선생 이었다”며 “모두를 품을 수 있던 이승훈 선생의 정신은 곧 3.1정신과 맥이 같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3.1운동과 이승훈 선생의 정신이었다”고 김 목사는 평가했다.
특히 김명혁 목사에 의하면, 33인 선생 중에 16명 기독교 지도자들은 ‘누가 먼저 리더가 될 것인지’를 쟁론했다고 한다. 이에 이승훈 선생은 “먼저 된 자는 먼저 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며, 곧바로 천도교 손병희 대표를 추천했다. 그만큼, 김 목사는 “대의를 위해서, 천도교인들을 포용하고 욕심을 내려놓을 줄 알았던 이승훈 선생”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 목사는 “이승훈 선생은 서울의 박희도 목사, 대구의 이갑성 목사를 동지로 포섭했다”며 “당시 기독교 대표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림을 통해 끝까지 천도교와 연합하려”했던 3.1운동의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김 목사는 “이승훈 선생은 3.1운동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옥중에 갇히고, 이후 불에 태워진 오산학교를 건립 했다”고 말하며, “오산 학교를 졸업했던 한경직 목사의 회고”를 전했다. 김 목사에 의하면, 한경직 목사는 “4학년이었을 적, 남강 이승훈 선생은 학교에서 일본사람에게 고문 받은 상처를 우리에게 보여주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한경직 목사는 “3.1운동 이후 여러 민족지도자들은 일제의 고문 때문에 변절했다”며 “그럼에도 61세였던 이승훈 선생은 ‘나라를 위해 끝까지 헌신할거야’라며, 말할 때도 불을 뿜으셨다”고 술회했다.
대담이 이어졌다. 김철용 목사가 사회를 맡은 대담에서, “이승훈 선생이 동북아 평화를 강조하셨는데, 현재 그가 살아있다면 남·북·미 관계를 위해 어떤 조언을 했을지”란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박종화 목사는 “아프리카, 중동 등지의 나라들은 서구 열강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적어도 자유민주주의 형태로 안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목사는 “대한민국에서 남한만큼은 자유민주주의를 쟁취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이승훈 선생은 갈라디아서 5장 1절의 ‘다시는 종의 멍에를 매지 말고, 그리스도의 자유를 누리라’는 말씀 따라, 자유민주주의를 고수하셨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그는 “이승훈 선생은 ‘한반도만의 평화가 아닌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평화는 무력이나 핵무기가 아닌, 오로지 비폭력으로만 된다’고 말씀하실 것”을 전했다. 하여, 그는 “평화가 없다면, 자유는 없는 것”이라며 “한반도뿐만 아닌, 동북아 전체의 공동 평화를 적극 조언하실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사회자는 “이승훈 선생은 조선 최초로 무역을 주장하셨다”며 “1896년 만민공동회에서 ‘반상 제도 차별을 없애, 노동 생산성을 향상시키자’는 파격적인 연설도 하셨다”고 했다. 이처럼 “이승훈 선생이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셨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란 질문을 김명혁 목사에게 던졌다.
이에 김 목사는 “이승훈 선생은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반대하셨고, 예수 안에서 평화와 자유를 주장하셨다”고 강조했다. 또 김 목사는 “종교는 다르지만 나라를 위해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며 “지금 장로교안에는 300개의 교파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여 그는 “그리스도의 신앙 안에서, 이승훈 선생의 정신을 계승해 예수 평화를 적극 추구할 것”을 역설하며, “이런 정신으로 북한동포, 무슬림들도 사랑으로 끌어안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더불어 사회자는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박희도, 정춘수 목사는 친일로 변절했다”며 “이들의 변절로 이승훈 선생은 비통함이 막대할 것 같다”고 유추했다.
이에 박종화 목사는 “3.1운동 이후 일제는 문화통치를 통해 민족정신을 앗아가려 했는데, 신사참배도 그 일환”이라 설명했다. 더구나 박 목사는 “3.1운동 선언 때 정춘수 목사는 ‘독립 선언’이 아닌 ‘독립 청원’을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놓고, 박 목사는 “정춘수 목사는 ‘일제 강점기는 하나님이 우리 조선에게 주신 벌이니, 달게 받아야 한다’”며 “일제에게 조선 독립을 ‘부탁’한다는 어조를 견지했을 것”이라 유추했다.
특히 박 목사는 “당시 독일 나치에게 교황도 타협했다”고 지적했다. 하여 그는 “3.1운동 때 천주교의 정책은 ‘일본 식민 지배는 조선이 승복해야 할 체제’라며, 일제의 손을 들어주었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박 목사는 “이승훈 선생의 항일 정신은 당연하게 아니”라며 “그분이 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사참배를 거부한 주기철 목사도 강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그는 “정춘수 목사가 변절을 택한 걸, 이상하게 여기는 것” 보다 “인간의 본질적 약함을 생각하며, 이승훈, 주기철 목사의 헌신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사회자는 “로마서 13장에서 ‘권세는 하나님에게서 왔기 때문에 복종하라”고 나와 있다“며 ”당시에 정춘수 목사 등 변절했던 기독교 지도자들은 로마서 13장 해석을 어떻게 했을지“란 질문을 던졌다.
이에 김명혁 목사는 “모든 권세를 인정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즉 그는“나쁜 권세도 하나님이 어떨 때는 사용하실 수 있다”며 “이런 논리로, 모든 권세를 정당화하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유신 정권에 대해 기독교 재야인사들이 투쟁했던 것처럼, 이승훈 선생도 끝까지 예수 고난의 길을 걸으셨다”고 역설했다.
하여 그는 “베드로나 유다 같은 변절했던 사람들을 바라보지 말자”며 “도리어 마지막 까지 일제에 항거했던 주기철, 이승훈 선생을 바라보며 배우자”고 당부했다.
덧붙여 그는 “이승훈 선생은 민족주의자가 아닌 예수 주의자였다”면서 “이처럼 우리도 공산주의자, 무슬림들을 순수한 사랑으로 품을 것”을 말했다. 특히 그는 “이런 사랑을 견지한 민족 지도자 6명만 있어도, 대한민국은 회복 된다”며 “주기철, 장기려, 이승훈, 한경직 등 이들의 자기 희생과 헌신을 본받자”고 촉구했다.
끝으로 사회자는 “이승훈, 조만식 장로 등 평신도 지도자들의 역할이 어쩌면 중요하다”며 “남북 관계 증진에 있어, 교회 지도자들을 향한 따가운 시선이 존재 한다”고 말했다. 하여 그는 “3.1 정신을 계승하고자 노력하는, 교회 지도자들을 향한 조언”을 부탁했다.
이에 박종화 목사는 “3.1운동은 혼자 곧, 나홀로 지도력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다 함께 지도력”이라며 “현 한국교회가 교단 간 분열이 팽배한 상황에서 귀감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진정한 지도력은 합하는 것”이라며 “예수를 중심에 두면, 갈라서지 않음”을 전했다.
특히 그는 “예수의 몸에 붙는 ‘지체’의 리더십”을 강조하며 “항상 자기가 몸인 양, ‘내 중심으로 모여’라는 지점에서 분열이 생김”을 꼬집었다. 또 그는 “지체는 다양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며 “모든 지체가 그리스도의 몸에 붙여 있다”고 밝혔다.
하여 그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란 말로 논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교파도, 사람도 모두 같을 수 없기에, 화합(Harmony)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아가 그는 “이승훈 선생 등 3.1운동 지도자들도 이런 화합을 이끈 지도자 였다”며 “결국 남·북 관계, 교회 연합도 ‘나 중심’에서 벗어나, 지체로서 ‘그리스도의 몸’에 붙어 조화를 이룰 리더십”을 당부했다.
김명혁 목사도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희생하셨던 것처럼, 이승훈 선생도 ‘지도자는 먼저 죽는 사람’이라며 희생정신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희생에는 가난과 고난이 뒤 따른다”며 “손양원, 이성봉, 주기철 목사 등은 다 거지로 살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이성봉 목사 자제들도 거지처럼 살았다”며 “이처럼, 신앙의 선배들은 부자가 없다”고 재차 말했다.
또 그는 “박종화 목사의 말처럼 화합이 중요하다”며 “교단끼리 ‘강단 교류’ 등이 좋은 화합의 방법”이라 제안했다. 특히 그는 “구원은 첫째 단계고, 예수 안에서 화해, 평화, 통일이 두 번째이자 마지막 단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하나님은 요나에게 원수 니느웨에게 가서, 회개를 촉구하셨다”며 “이처럼, 자기를 비우고 고난을 감수해, 모두를 끌어안는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나라가 새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는 전했다.
이처럼 예장합신, 기독교장로회(한신대)의 두 원로인 김명혁 목사와 박종화 목사는 "그리스도의 지체리더십으로 '화합'"을 강조하며, '남강 이승훈 선생이 한국교회에 남겨준 정신'에 대한 대담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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