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운 시절 위안부로 끌려가야 했던 소녀들의 넋을 기리는 비가 미국에서 뉴저지주에 이어 두번째로 건립됐다.
하지만 일본은 반성은커녕 오히려 더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더 큰 마찰이 예상된다.
한미공공정책위원회와 미국 뉴욕주 낫소카운티시, 광주시는 21일(현지시간) 낫소카운티 아이젠하워파크 내 베테란스 메모리얼(현충원)에서 제막식을 가졌다.
기념비는 낫소 카운티 공원국의 프랭크 카멀렝고 부국장 입회 하에 전몰장병의 이름이 기록된 영묘(靈廟) 좌측 넓은 잔디밭 중앙에 자리잡았다.
기림비에 새겨진 그림은 위안부가 학대받는 사진을 바탕으로 가수 김장훈과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제작했고, 위안부 희생자의 고통과 처절함, 그리고 그들이 흘린 피를 상징하는 붉은색 화강암으로 제작됐다.
한미공공정책위원회 등 미주 한인단체들은 그동안 제2의 종군위안부 기념비 건설을 위해 은밀히 카운티정부와 협의해 왔다.
한인단체들은 일본 측의 방해공작을 우려해 모든 일을 비밀리에 추진했으며 통상 2년 걸리는 기념비 설치 허락, 장소 선정, 기념비 위원회 승인, 도안 및 제작, 공원국 설치 허가증 발행, 설치의 과정을 2주일 반 만에 마쳤다.
기념비 위원회는 카운티 정부와는 별도로 공원국, 원호처, 참전용사회등이 위원으로 돼 있어 향후 카운티 정부로서도 이 기념비를 함부로 철거하지 못한다.
기념비 비문에는 "일본군이 '성적인 노예(Sexual Slavery)'로 삼기 위해 20만명이 넘는 소녀들을 강제로 납치해 갔고 이들에 대해 일본 군인들이 저지른 극악무도하고 가증스러운 범죄(Heinous Crime)는 반드시 인정되어야 하며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제작 주체는 미국 정부를 대표해서 낫소카운티와 에드 만가노 카운티장이, 재미 한인사회를 대표해서 한미공공정책위원회(KAPAC)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광주광역시가 기록돼 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인 광주시는 위안부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그들의 아픔을 씻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에 기념비를 세우게 돼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국제사회에 인권의 가치를 더 확산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가 미국 사회의 주목을 받으면서 일본의 반발도 거세다.
지난달 뉴욕 주재 일본 총영사와 일본 국회의원들까지 나서 2년 전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 철거를 요구한 데 이어 이번에도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철우 한미 공공정책위원회 회장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일본 단체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막식에 맞춰 추진했던 위안부 추모 우표 발행은 일본 측의 방해로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