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균열과 혐오를 넘어 : 연대와 치유를 위한 사회학적 성찰’이라는 제목의 사회학회가 7-8일 중앙대에서 개최됐다. 종교 사회학회 분과는 법학관 303관 903호에서 열렸다. 장형철 교수, 송재룡 교수, 김준표 교수가 각각 발제를 맡아 진행했다. 각각의 발제에는 조규훈 한국외대 역사문화연구소 교수,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 교수, 최현종 서울신학대 교양학부 교수가 논찬을 전했다.
인덕대 장형철 교수는 한국 개신교의 근본주의적 특성을 형성과 발전과정 측면에서 연구해 발표했다. 그에 의하면 한국 개신교의 근본주의는 근대화 과정, 한국전쟁, 다 종교 문화, 미국 근본주의의 유입 등과 같은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요소들로 인해 형성됐다. 장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는 경제발전 중심의 편향된 근대화를 정당화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근대성과의 불화를 겪고 있다. 그리고 미국 개신교 근본주의의 영향을 받은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는 전쟁 경험으로 인해 강력한 반공주의 나아가서 레드 콤플렉스를 나타내고 있다고 장형철 교수는 분석했다.
또한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는 다종교 문화 안에서 개신교의 이익을 위한 투쟁을 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나아가서 이러한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는 선과 악(하나님과 사탄)이라는 이원론적 세계 인식에 기반을 두고 언제나 투쟁을 선택하기 때문에 근본주의자들만의 결속과 단결을 이끌어 내지만 사회통합을 이끌어 내기 어렵고 오히려 사회갈등을 초래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종교다원주의와 선한 경쟁의 정치: 동아시아 종교 상황과 관련해’라는 제목의 발제를 전했다. 그는 “동아시아 사회의 전통적 특질인 종교적 다원주의는 타문화에 대한 관용 및 공존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그는 “현실 세계에 도덕적 상대주의가 뿌리 내리기 쉽기 때문에, 절대 진리에 대한 사람들의 탐구 열망과 의지를 상쇄하는 부분도 있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그는 “서로의 종교를 단순히 ‘인정의 정치(politics of recognition)’라는 논의에서 벗어나, 종교 간 선한 경쟁을 통해 절대 진리로 나아가는 측면을 부각시키고자 한다”며 논문 발표의 취지를 밝혔다.
이에 그는 “가다머(H-G. Gadamer)와 테일러(Charles Taylor)의 이론적 개념을 기반으로, ‘인정의 정치 개념’이 갖는 한계를 넘는 ‘선한 경쟁의 정치(politics of a good competition)’라는 개념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김준표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마 6:34의 종교사회학적 재해석이란 주제로 발제했다. 마 6:34은 이렇다.
마6:34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 괴로움은 그날에 족하니라
이를 놓고, 그는 “미래의 걱정을 대신 짊어준다는 기대로 사람들은 종교를 찾는다”며 “이는 자본주의 사회 발전과 더불어 보험이라는 상품으로 미래 걱정을 대신 맡아 준다는 개념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믿음을 통해 안심을 보장하는 종교와 달리, 보험은 현실 속에서 실질적인 물질을 되돌려 줌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점점 종교를 대체하는 경향이 짙다”며 “이로 인해, 마 6:34을 재해석함으로 보험을 뛰어넘어 인간 삶의 방향과 통찰을 제시하는 기독교를 고찰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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